벨소리로 서비스되는 음악 한곡당 평균 저작권료가 10만원 안팎임에도 불구하고 ‘오! 필승 코리아’의 저작자가 500만원을 요구하고 나서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음악출판사인 제이부뮤직(대표 장경희)은 최근 40개 모바일콘텐츠회사(CP)에 공문을 보내 ‘오! 필승 코리아’에 대한 벨소리·통화연결음서비스의 음악 저작권료로 각각 500만원씩 총 1000만원을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원래 음악 관련 저작권은 신탁관리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가 일괄 징수하고 있으나 ‘오! 필승 코리아’ 작사·작곡가인 강달성·김도영씨는 협회에 소속돼 있지 않아 제이부뮤직을 통해 요구한 것으로 제이부뮤직측은 늦어도 내달까지 협상을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이다.
◇제이부뮤직의 요구사항=‘오! 필승 코리아’라고 하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붉은악마와 함께 거리문화를 주도했던 바로 그 곡이다. 노래가 수록된 윤도현 앨범만 하더라도 30만장이 판매됐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제이부뮤직이 서비스당 500만원을 요구한 것도 이 때문. 당시 전국에 울려퍼졌던 ‘오! 필승 코리아’의 인기를 감안하면 이 정도는 당연하다는 것이 제이부뮤직의 입장이다.
◇CP 입장=이에 대해 CP들은 한결같이 당황해하고 있다. 일단은 너무 비싸다는 것. 인기는 인정하지만 벨소리 음원에 대한 평균 저작권료가 10만원인 상황에서 제이부뮤직이 제시한 금액은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500만원이라는 금액이 산정된 근거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도 “저작자만 확실하다면 저작권료는 지불하는 것이 회사 원칙”이라면서도 “한곡에 500만원이나 내라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울러 ‘이중정산’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매달 KOMCA에 매출의 6.5%를 지불하고 있는 CP로서는 실질적인 매출이 발생하던 작년 ‘오! 필승 코리아’에 대한 저작권료도 이미 정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제이부뮤직도 KOMCA에 저작권료를 냈다는 거래명세표만 제시하면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각 곡에 대한 서비스 내역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CP로서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이중정산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문제는 무엇인가=문제는 서비스 내역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점이다. 음악이 벨소리나 통화연결음서비스를 통해 얼마나 다운되고 조회됐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어 저작권료 역시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제이부뮤직측도 500만원을 요구한 데 대해 “서비스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길이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이통사는 사용자별 로그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나 공개를 꺼리고 있고 CP의 경우 곡당 사용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정산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KOMCA도 작가에게 저작권료를 분배할 수 있는 근거가 미흡해 방송사용보상금과 노래방 서비스내역을 준거, 분배한 바 있다.
이는 모바일콘텐츠 정산시스템의 허점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시스템적인 개선은 물론이고 이통사와 CP의 데이터를 교차검색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발판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