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결산 법인인 KEC의 실적을 놓고 애널리스트들의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 4분기에 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창사 이래 최대 순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4분기 영업손실로 연간 최대 순이익의 의미가 크게 축소됐다는 의견과 분기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회사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투자의견도 ‘매수’ 유지와 ‘중립’ 하향으로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KEC의 4분기 매출액은 1235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8.2%, 6.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대규모 구조조정 비용과 매출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로 12억원의 손실을 냈다.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지분법 평가익 44억원 등으로 인해 각각 91억원, 7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으로 살펴보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327억원과 37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8%, 0.3% 감소했다.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679억원과 502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치를 나타냈다.
회사측은 올해부터 결산기를 3월에서 12월로 변경, 올해 3000억원의 매출과 450억원의 영업이익 목표치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교보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회사측의 목표치는 다소의 의욕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전자기기 사업의 분사로 비용구조는 개선됐지만 고정비 부담이 커졌고 SSTR 업황 개선과 해외 생산법인의 지분법 평가이익 감소는 서로 배치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올해 실적 목표치와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 반면 작년 4분기 영업손실은 일시적인 구조조정 비용부담 때문이며 구조조정 완료로 향후 실질적인 실적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전자기기 사업 구조조정에 의한 관리비용 절감 효과 △SSTR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의 효율적인 전략 추진 가능 △중장기적 신규사업 진출기반 마련 △기업구조 단순화에 의한 투자자 신뢰도 상승여력 증진 등을 향후 실적 및 주가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로 꼽았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애널리스트: 굿모닝신한증권 김동원 연구원
차입금 축소와 강도있는 구조조정에 의한 수익성 개선효과는 그동안 KEC 주가를 견인하는 촉매제가 돼왔다. 그러나 사스 여파에 따른 세트업체들의 주문량 감소와 전자기기사업부 제품에 대한 가격인하 압력 등은 KEC의 4분기 영업실적을 적자로 전환케 했다. 물론 4분기 영업실적은 구조조정 비용에 의해 전 분기 대비 큰 폭의 하락세가 예견된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발표된 KEC의 4분기 실적은 구조조정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주력부문인 SSTR의 마진율이 사스와 이라크전쟁 등의 여파에 의해 축소되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현시점에서 KEC의 실적모멘텀은 점차 상실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므로 KEC의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하며, 구조조정에 수익성 개선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