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파업이 뚜렷한 해결점을 찾지 못하면서 전자·자동차 등 제조업체의 제품 생산과 공급 피해가 예상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운송노조 화물연대 포항지부와 경북 포항지역 9개 운송업체가 운송비 인상률을 놓고 지난 7일부터 8일 오후까지 30여시간 교섭과 정회를 거듭했지만 아직도 뚜렷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8일 오후 6시부터 포항철강산업단지 관리공단에서 재교섭을 했으나 인상률에 대한 의견차가 커 파업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화물연대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산업기초 소재인 철강재의 공급중단으로 에어컨 성수기를 맞고 있는 가전업계 등에 커다란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산업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가전업체들은 에어컨·냉장고 등 여름성수기용 제품 분야에서 각사마다 3∼7일분의 생산재 재고분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당장 주말부터 생산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올 여름이 여느 해보다 15일 정도 앞당겨질 것이란 기상청 전망에 따라 조기에 에어컨 생산에 집중키로 했던 가전업계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큰 피해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거래선 변경이나 해상운송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연간 35만톤의 철강재료를 사용하는 LG전자의 경우 5일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나 일부 규격은 입고 차질시 9일이후 생산차질이 예상될 것으로 보고 해상운송이나 일부 고급 강종 수입대체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도 전기냉장고와 김치냉장고, 청소기용 모터 등에 사용되는 철강재의 공급중단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역시 4일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나 일부 규격은 입고 차질시 12일 이후부터는 생산차질이 예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업계도 업체별로 재고량이 7∼20일 정도여서 일부 업체의 경우 9일 이후부터는 부품업체 공급중단으로 라인가동 중단 우려가 있다고 보고 승용차나 승합차를 이용해 자재를 공급하거나 자재지원 인원을 비상대기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산업자원부는 지난 7일 홍기두 자본재산업국장 주재로 한국전자산업진흥회·한국자동차공업협회 등 단체와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포스코 등 기업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대책 점검회의를 갖고 관련업체와 비상연락망을 통해 피해상황 파악 및 대책을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홍기두 국장은 이날 회의에서 “파업 장기화 대책마련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며 철강출하가 재개될 경우 포스코 등 철강업체와 수요업체가 협의해 시급한 업체부터 우선적으로 공급을 재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