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선에 안착한 국내 증시가 전고점(627선)을 돌파할 수 있을까.
지난 4월말 627을 고점으로 하락했던 주식시장이 재차 반등하며 전고점에 육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이 단순한 고점 확인에 그친다면 국내 증시의 박스권 등락이 장기화되겠지만 전 고점을 상향 돌파할 경우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감과 맞물리며 큰폭의 추가 상승도 나타날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의 상승세와 5000억원 규모 외국인 매수세 유입으로 상향 돌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관’과 ‘낙관’은 엇갈리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증시 주변여건이 지난 4월 상황보다는 개선됐다”며 “목표지수대를 670선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4월에는 북핵 문제와 금융 불안에 대한 영향이 컸던 데 반해 최근에는 이같은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고 외국인 등 수급여건이 개선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특히 15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가 외교적·평화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언급했다. 지난 4월 주가 상승기에 7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은 최근 5000억원 규모의 순매수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번 랠리에서 소외됐던 삼성전자 등 블루칩의 역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교보증권은 전고점에 대한 부담과 1조원대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잔고 등은 부담스럽지만 미 나스닥의 전고점 돌파, 삼성전자로의 외국인 매수세 유입 등 블루칩의 위상이 높이지고 있는 점에 후한 점수를 줬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도 “주가가 어느 정도 오른 후 뒤늦게 삼성전자가 발동이 걸리는 것은 시장 전반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지수 견인력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경기회복 가능성, 주가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 등을 지적하는 전문가 역시 적지 않다.
이윤학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차트 분석상으로 제한적인 상승이 예상되며 일시적으로 전고점을 돌파하더라도 바로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랠리가 어느 정도 이어지더라도 아직까지 중기 트렌드상의 상승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허재환 동양증권 연구원은 “아직 거래량 등의 회복은 미흡한 편으로 랠리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경기악화가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며 “불확실한 정세에서 실적이 좋고 가격 매력이 있는 종목들로 압축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