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고급두뇌 조달 ‘하늘의 별따기’

 영국의 케임브리지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를 전공한 P씨. 서울대 교수직으로 임용이 결정된 그는 최근 생명공학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놓고 저울질하다 자율적 연구분위기가 강한 KAIST를 선택했다. 생명연은 현재 P씨를 겸임연구원으로라도 초빙하기 위해 다양한 구애작전을 펴며 마음을 돌리기만 기다리고 있다.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 연구를 핵심사업으로 육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한국인 중 노벨상에 가장 가까이 가 있다는 K씨를 초빙하기 위해 온갖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속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이다.

 실업률이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대졸자 10명 중 7∼8명 꼴로 최악을 기록하고 있지만 첨단 연구분야 고급인력은 구할래야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명기술(BT)과 정보기술(IT)을 융합한 BIT 분야의 전문인력은 말할 것도 없고 전통적인 기계 분야에서까지 고급두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기계연은 지난해 박사급 고급인력 14명을 선발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7명밖에 구하지 못해 올해 추가모집할 계획이다.

 출연연들은 파격적 조건을 내세워 고급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실제 생명연은 올초 ‘KRIBB파이어니어’ 프로그램을 가동, 세계적인 과학 전문지인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논문을 싣거나 실용화 특허를 출원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차세대 BT주자 5명을 선정해 연간 4억원씩 3년간 총 12억원의 예산을 집중 투입할 계획을 발표했으나 1∼2명의 박사급 두뇌를 섭외하고 있을 뿐 지금까지 결정된 인력은 아무도 없다.

 표준과학연구원·항공우주연구원·천문연구원·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너지기술연구원 등도 10∼70명의 연구인력을 조달할 계획이나 경력이 많은 박사급 두뇌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연세대 생명정보학과 노경태 교수는 “컴퓨터를 이용한 분자모델링 등 첨단 바이오인포매틱스 전공자들이 많지 않아 인력 쟁탈전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생물정보연구소 원세연 소장도 “학부과정에서는 유전체학이나 단백질체학·바이오인포매틱스 등 첨단 바이오 연구기술을 체계적으로 가르칠 교수요원과 커리큘럼 부족도 인력난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김인순 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