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쇼핑몰이 ‘색깔 경영’을 선언하고 나섰다.
그동안 상품구색이나 서비스면에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LG이숍·CJ몰·삼성몰·한솔CS클럽 등 이른바 ‘쇼핑몰 빅플레이어’가 서서히 자기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소비심리로 쇼핑몰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이전의 ‘두마리 토끼’ 대신 ‘선택과 집중’ 경영이 자리를 잡으면서 이 같은 추세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고급 브랜드몰로 간다=고소득층을 겨냥한 브랜드몰로 사업방향을 맞추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삼성몰과 한솔CS클럽. 삼성몰은 명품만을 소개하는 럭셔리 코너와 고급 디지털가전을 모아 놓은 디지털 명품관을 잇따라 개장하고 고소득층 수요를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몰의 은범수 상무는 “삼성그룹의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할 때 삼성몰도 고급 브랜드를 유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며 “쇼핑몰 사업도 이 같은 맥락에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호 한솔CS클럽 사장도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외형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며 “고급화 전략을 통해 수익기반을 다져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솔은 이 같은 맥락에서 ‘오토스클럽’과 ‘사이버무역’과 같이 구색 차원에서 운영했던 코너들을 통폐합중이다.
◇상품으로 승부한다=차별화된 상품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홈쇼핑업체가 운영하는 대부분의 쇼핑몰을 꼽을 수 있다.
LG이숍과 CJ몰은 TV·카탈로그와 연계해 다른 인터넷 쇼핑몰이 미처 따라오지 못하는 상품을 온라인에 적극 소개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다른 쇼핑몰과 비교할 수 없는 MD(Merchandise Director)인력과 상품소싱 능력을 활용해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조영철 CJ홈쇼핑 사장은 “TV홈쇼핑 계열 인터넷 쇼핑몰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고유하고 독자적인 상품만이 로열티를 높일 수 있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쇼핑몰은 역시 가격 경쟁력=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역시 싸야 고객이 몰린다는 전통적인 상거래 노하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편리한 쇼핑과 가격 경쟁력이 온라인으로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며 이 전략이 유효할 때 인터넷 쇼핑몰도 생존할 수 있다.
인터파크는 지난해부터 ‘할인점보다 싸다’라는 슬로건으로 수요 창출에 나서 큰 효과를 올리고 있다. 고객의 집객력만 보장된다면 당장은 약간의 마진을 손해보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승산있는 게임이라는 판단이다. 인터파크는 이 덕분에 소비침체로 거래매출 면에서 주춤한 다른 쇼핑몰과 달리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 SK디투디는 20대와 30대 여성을 타깃으로, KT커머스의 바이엔조이는 기업시장을 겨냥한 B2B 몰 형태로 각각 사업방향을 정비하는 등 대다수 종합몰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제갈길을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