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訪美 주가로 `화답`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방문 효과가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12일 종합주가지수는 노 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지난 1월 중순 이후 저항선으로 작용하던 630선을 넘어섰다. 3월중 서비스산업이 지난 2000년 조사를 개시한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항만물류 파업으로 컨테이너 수출이 타격을 입는 등 악재요인이 부각됐지만 시장은 방미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1.93포인트(1.93%) 오른 631.04로 마감됐다. 630선을 넘은 것은 지난 1월 21일 632.82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지수도 미국 증시에서 IT주 선전에 힘입어 1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 전 주말 대비 1.19포인트(2.72%) 상승한 44.96으로 장을 마쳤다.

 노 대통령의 방미 효과는 전업종에 걸쳐 나타났으며, 특히 반도체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방미기간에 예정된 노 대통령과 인텔 회장의 만남에서 한국 투자유치건이 성사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또한 한·미 정상회담 중 통상현안인 하이닉스 상계관세 부과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원만한 합의점을 찾을 것이란 전망도 이들 종목의 상승에 일조했다.

 이에 따라 이날 반도체주들은 하이닉스·아토·다산씨앤아이 등이 상한가까지 치솟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방미의 정치적·경제적 성과가 단시일 안에 가시적으로 나타나긴 힘들겠지만 적극적인 경제·외교 정책을 통해 중기적으로는 국가 신인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이번 노 대통령의 방미는 금융시장의 잠복된 악재인 북핵문제에 관한 한미 정상간의 정책 공조화가 확인될 것이란 기대감을 높여줄 수 있고 외환시장의 안정, 국가 신용등급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 영향은 단기테마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방미 효과는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겠지만 향후 주가를 움직이는 동인은 정부의 경기부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수급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들이 이날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지 않고 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지속성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또 매수차익 거래잔고가 사상 최대 수준인 1조3000억원에 근접했다는 점도 매물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인위적인 경기부양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하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회사채 수익률이 소폭 오르는 등 증시뿐만 아니라 채권시장에도 선반영되고 있어 결과로 인한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날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종목별로는 오는 15일 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어 실적이 호전됐으나 주가에 아직 반영되지 못한 종목들도 관심의 대상이다.

 대신증권 조용찬 연구원은 “노 대통령 방미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유지해주는 재료로 봐야 한다”며 “아직 추세상승을 점치기에는 복병들이 많아 투자는 실적호전주, 순환매에 대비한 낙폭과대주 등에 한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