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집단행동에 따른 수출업계 영향

화물연대 파업으로 전자업계가 제때에 수출물량을 선적하지 못해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운송하역노조와 정부의 협상이 이날 오전 부분 타결됐지만 국내 컨테이너 화물 가운데 90% 이상이 몰리는 부산항과 광양항은 아직까지 타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오리온전기 등 전자업체들의 수출차질률이 50∼70%에 달해 대외 신뢰도 실추는 물론 수천억원대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업자원부는 이날까지 수출 차질에 따른 피해규모가 약 2억2000만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사태장기화로 부산항과 광양항의 화물처리가 전면 중단될 경우 하루평균 1억9000만달러씩의 운송 선적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광주와 수원·구미 등지에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당초 400FEU(1FEU는 길이 40피트 컨테이너 1대)를 반출해야 했지만 이 가운데 30FEU만 출하하는 데 그쳤다.

 LG전자는 하루평균 창원공장 300∼400FEU, 구미공장 100∼150FEU, 평택공장 20FEU를 반출해야 하지만 이들 모두 운송이 중단된 상태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역시 광주·구미·인천 공장에서 106TEU(1TEU는 길이 20피트 컨테이너 1대)가 묶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같은 추세가 장기화할 경우 협력업체를 포함해 하루 수백억원대의 수출이 지연될 것으로 보고 화물연대와 운송사업자간 협상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2일 저녁 개시되는 협상에서도 타결되지 않으면 물류부문 자회사인 토로스를 13일부터 화물연대 파업관련 협상단에 포함시켜 직접 협상에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나 이같은 계획을 화물연대측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원자재 반입중단으로 인해 조업을 중단하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생산량이나 조업시간을 줄이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승창 대우일렉트로닉스 상무는 “현실적으로 조속히 타결되는 것말고는 대안 마련이 쉽지 않다”며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생산일정을 조정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