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업체들은 주전 선수를 교체하기에 바쁘다. ‘승산없는 가격싸움’에서 한발 물러나는 대신 고부가 제품을 캐시카우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기는 MLCC·기판·광픽업을 고부가 제품으로 탈바꿈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저용량(1㎌ 이하) MLCC의 경우 판가는 겨우 6원대지만 10㎌ 이상의 고용량 MLCC는 5배를 넘는 30원대에 팔리고 초고용량(100㎌ 이상)의 경우 일회용컵 물량이면 중형 자동차 한대를 살 수 있다.
이 회사는 올해를 시점으로 이들 3개 품목에서만 총매출의 36%에 해당하는 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또 2007년까지 이들 제품에 2조원을 투자해 총매출의 절반수준인 4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로 했다.
삼화전기는 콘덴서 사업에서 탈피하고자 수정발진기·전압제어수정발진기로 주력 제품을 전환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세라믹 재질의 SMD형 수정발진기와 전압제어수정발진기의 생산능력을 약 2.5배 늘린 월 100만개의 양산체제를 연초 갖췄다.
특히 급성장중인 디지털카메라·노트북용 소형수정발진기도 양산, 시장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내년엔 이동통신단말기용 온도보상형수정발진도 개발, 콘덴서 업체의 이미지를 탈피한다.
아비코전자는 TV 모니터·VCR 등에 사용되던 리드타입 인덕터와 저항기에서 칩인덕터와 파워인덕터로 주력제품을 바꿨다. 세라믹 칩인덕터는 기존 리드타입에 비해 5배 이상 고가에 판매된다. 또 LCD모니터·DVD 등 디지털기기에 폭넓게 사용되는 페라이트 칩인덕터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이 제품은 기존 리드타입의 인덕터에 비해 4배 가량 비싸다. 특히 지난해부터 월 100만개씩 생산하는 표면실장(SMD)타입의 ‘파워 인덕터’는 기존 제품에 비해 50배 이상 비싸 회사의 수익원으로 급부상중이다.
성신은 BLDC 팬모터보다 가격이 최고 3배 가량 비싼 BLDC 기어드 모터로 주력 제품을 전환중이다. 이 회사는 연초 복사기에 사용되는 BLDC 기어드 모터의 국산화에 성공, 현재 월 1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했으며 팬모터보다 가격이 비싼 세탁기 구동용 ‘BLDC 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의 개발도 추진, 일본에 도전장을 냈다.
파워넷은 인버터와 전원공급장치(SMPS)를 결합한 LCD모니터용 SMPS를 양산하고 있다. 이 제품은 인버터와 SMPS를 하나의 인쇄회로기판 위에 장착, 하나의 전선만으로 전원을 공급함으로써 전력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고부가제품이다.
삼성코닝은 약 5000억원을 투자, 주력 제품을 브라운관용 유리에서 PDP 및 TFT LCD 부품소재로 바꾸기로 했다. 이 회사는 5년 내 전자정보소재 매출(지난해 19%)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LG마이크론은 브라운관용 섀도마스크에서 TFT LCD용 포토마스크 및 PDP 후면판(PRP)으로 대표 간판를 교체했다. 이 회사는 PRP 공장을 증설중이며 2005년 36∼70인치 PRP를 연 120만장까지 생산, 매출 1조원의 디스플레이 부품 회사로 거듭난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