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절감 솔루션 `잘나가네`

 불황에는 비용절감이 미덕이다. 사회 전체적인 불황으로 IT솔루션 수요도 침체됐지만 불황에 더 잘 나가는 IT솔루션이 있다. 바로 비용절감 효과를 낼 수 있는 솔루션이다. 가상사설망(VPN)과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그리고 국산 오피스 프로그램이 그 주인공이다.

 이 솔루션들의 특징은 기존 솔루션을 대체한다는 것이다. 같은 효과를 내면서 비용은 절약되는 만큼 고객 입장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최근 이 솔루션의 도입사례가 크게 늘면서 다른 IT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안전하고 비용 절감되는 VPN=불황 때문에 보안솔루션 수요가 얼어붙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VPN 시장의 확대는 눈에 띈다. VPN이 전용선이 갖고 있는 보안성뿐 아니라 초고속인터넷의 빠른 속도를 장점으로 갖고 있는 동시에 실질적인 비용절감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17개 전용선을 사용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월 654만원의 전용선 비용이 들어간다. 이를 VPN솔루션으로 대체하면 월 136만원의 사용료에 불과해 매달 518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초기 VPN솔루션 구축비용을 약 8000만원으로 잡으면 15개월 후에 이 비용이 회수되는 셈이다.

 규모가 큰 기업은 비용절약 효과가 더 크다. 전국 60개 지점과 280개 대리점을 갖고 있는 금융기관의 경우 한달에 2억6078만원이 절약돼 두달이면 VPN솔루션 구축비용이 빠지고 그 이후부터는 연간 25억2936만원이 절약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VPN 전문업체의 매출이 최근 급증하고 있으며 전용선 사업자인 통신업체도 전용선 매출감소를 무릅쓰고 VPN사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김광태 퓨쳐시스템 사장은 “지금까지 VPN 수요는 주로 금융기관에서 발생했는데 최근 일반기업으로 확산되는 추세”라며 “실질적인 비용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기존 전용선을 빠르게 대체해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사지 않고 빌려쓰는 ASP=기업용 솔루션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이 커 효용성을 알면서도 도입을 망설이게 된다. 그 대안이 매달 일정한 이용료를 내고 기업용 솔루션을 사용하는 ASP다.

 ASP업체들은 직접구축에 비해 ASP가 총소유비용(TCO)의 50% 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산술적인 효과 외에 최신의 신기술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받을 수 있고 관리인력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 인터넷이 가능한 어느 곳에서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직원 100명 정도의 중소기업이 직접 ERP를 구축하려면 제품비용 5000만원에 구축비용 5000만원, 그리고 하드웨어 구입비용이 100만원 정도가 우선 필요하다. 여기에 매월 600만원 정도의 유지보수 비용이 지출된다.

 반면 이를 ASP로 대체하면 월 500만원 정도에 해결된다. 3년을 기준으로 하면 직접 구축에는 3억2600만원이 소요되는데 ASP 비용은 1억8000만원에 불과하다.

 이러한 효과로 인해 ASP도입이 늘고 있어 관련업체의 매출도 신장추세다. 코인텍은 전년 대비 ASP 고객이 75% 증가했으며 매출도 70% 늘어났다. 오픈정보기술도 이 부문 매출이 작년보다 80% 높아졌다.

 ASP산업컨소시엄 회장인 서진구 코인텍 사장은 “경기침체로 비용절감에 나선 기업들의 ASP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과거 생소했던 기업에서 렌터카 문화가 지금은 완전히 정착된 것처럼 ASP 역시 머지않아 주류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절감에 성능까지 겸비한 국산 오피스=국내 오피스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독무대다. 최근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가 오피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 업체들은 단순히 가격뿐 아니라 과거에 비해 데이터 호환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글과컴퓨터의 한컴오피스 가격은 대략 17만원 정도다. 70만원선인 MS오피스에 비해 4분의 1 가격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직원이 100명인 중소기업에 라이선스 판매를 할 경우 할인을 감안해도 한컴오피스는 약 1200만원이고 MS오피스는 5200만원 정도라고 한다. 이에 따라 작년 11월 출시된 이후 한컴오피스는 매달 30% 이상의 판매신장을 보이고 있다.

 한컴오피스 이외에 씽크프리의 씽크프리오피스나 테크다임의 테크다임오피스도 주목을 받고 있다. MS오피스 가격의 10% 정도인 씽크프리오피스는 최근 미항공우주국(NASA)에 공급될 정도로 성능을 인정받고 있으며 테크다임오피스도 대만의 에이서와 번들공급 계약을 맺었다.

 백종진 한글과컴퓨터 부사장은 “한컴오피스는 처음부터 기업의 경제 효율성을 강조해 출시한 제품으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강화하고 호환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