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 관련 가전3사

 부산항을 수출입 통로로 주로 이용하고 있는 부품업계가 화물연대의 부산항 파업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화학제품의 경우 항공수송이 안돼 이를 주로 이용하는 반도체·화학소재업계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중단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삼영전자(대표 변동준)는 지난 주말까지 2000만∼3000만개 물량의 콘덴서를 동남아시장에 공급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1주일 단위로 부산항만을 이용하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되면 수출피해는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안영효 이사는 “수출물량 선적을 인천으로 돌리고 있고 현지 지사 재고물량으로 주문량을 대체하고 있지만 장기화시 수출은 물론 일부 품목의 생산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삼화전기(대표 서갑수)는 중국 톈진 현지 생산법인 물량이 부산항만에 묶여 국내 세트업체의 공급에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파업 이후 인천으로 해외 생산법인의 반입물량을 돌렸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다음주 말까지 파업이 해소되지 않으면 원자재 부족으로 일부 품목의 경우 생산이 전면중단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지만 항만 수출이 20∼30% 수준이어서 당장 수출에 미칠 큰 타격은 없다고 전했다.

  LG이노텍(대표 허영호)은 중국 등 해외 현지법인에서 수입하는 제품을 선박 대신 항공으로 전환해 급한 불을 끄고 있다. 그러나 항공기를 통해 부품을 수출, 해운운송 때보다 물류비가 최고 5배 가량 더 들고 있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LG화학(대표 노기호)은 파업에 따른 수출차질 비용을 13일 현재 50억원으로 추산했다. 더 큰 문제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해외에서 들여오는 레진생산에 소요되는 첨가제 등의 수입원자재 부족 우려다. LG화학은 평균 15일 가량의 재고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현재까지는 큰 문제가 없으나 장기화될 경우 수입원자재의 재고물량이 바닥을 드러나 정보전자부문의 소재를 생산할 수 없게 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반도체의 경우 부피가 적어 항공편을 이용하기 때문에 수출에는 전혀 지장을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해외로부터 들여오는 원자재 중 가스와 케미컬(화학약액)류는 항공기 수송이 불가능해 기타 자재와는 달리 선박을 이용하므로 파업 장기화 때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가 13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가스와 케미컬 보유량은 3주분으로 이달 말까지 버틸 수 있는 규모다.

 <산업부> 

 중톱 =삼성전자,토로스 협상타결에 안도

 삼성전자 물류대행사인 토로스물류 정형웅 사장은 13일 오전 경인 내륙컨테이너기지 사장실에서 화물연대 경인지부 오윤석 지부장과 만나 화물연대 측이 제시한 네 가지 사항 중 운송료 인상을 제외한 나머지 3개 항에 대해 합의하고 합의문을 교환했다.이로써 삼성전자는 수원사업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각 항으로 운송할 수 있게 됐으며 부산항의 파업이 해결되는 대로 수출물량 선적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이날 합의에서 토로스물류는 노조 측이 주장한 △화물연대 스티커 부착차량의 삼성전자 사업장 출입 허용 △토로스 11개 계약운송업체의 개인운송사업자에 대한 대금지불조건 개선 △화물연대 소속 운송기사들의 삼성전자 식당이용 편의 제공 등 세 가지 사항을 모두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대 쟁점인 운송료 인상과 관련해서 양측은 전국단위 중앙교섭단에서 합의된 결과를 존중해 운송료 인상분을 결정하기로 했으며, 중앙교섭이 결렬될 경우에는 2일 이내 토로스와 계약한 개인운송사업자 측과 경인지부가 공동으로 협상단을 구성해 경인컨테이너기지에서 다시 협상하기로 했다.

 

 가전3사 피해 상황

 ◇삼성전자=전체 사업장이 13, 14일 중에 조업중단이나 가동률 축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사업장은 현재 컨테이너 268대(청소기 69대)가 쌓여 있고 해외 수주가 좋아 2시간 특근을 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정상 생산활동하는 데 그쳤다. 또한 주5일제에 따라 토요휴무인데도 냉장고·청소기 수주물량이 많아 토요일 특근이 예정돼 있는데 토요일 특근 여부는 14, 15일께 결정할 예정이다. 수원사업장과 구미사업장은 현재까지 조업단축이나 가동률 저하 사례도 없으며 정상가동이 지속될 예정이다.

 ◇LG전자=창원공장은 하루 평균 300∼400FEU(40피트 크기 컨테이너), 구미공장은 100∼150FEU, 평택공장 20FEU를 각각 반출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번 사태로 하루가 지날 때마다 대충 400∼600FEU가 누적되는 피해를 입고 있다. LG는 직거래 바이어인 경우는 대부분 5월 세째주 선적 조건으로 돼 있어서 이번주 안으로만 타결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오는 19일까지 선적하지 못하면 곧바로 매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며, 북미에는 늦어도 24일에는 선적해야 하는 처지다. 이달 마지막 운송스케줄로 잡혀 있는 24일 운송편을 놓칠 경우 매출차질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일렉트로닉스=12일 오전 현재 총출하 예정인 220TEU(누적집계) 중 70TEU 정도만 작업하고 있고, 150TEU 정도를 출하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로 인한 총피해액은 누적집계로 약 480만달러로 추정된다. 인천·구미 등의 공장에는 현재 제품 생산에 문제가 없으나 수입원자재 조달난으로 용인 에어컨공장만 생산에 문제가 생기고 있으며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수입원자재 입고가 중단돼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용인 에어컨공장은 현재 원자재 조달이 가능한 모델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가동이 중단된 라인은 작업시간을 직원교육시간으로 대체하고 있다. 특히 적체된 선적물량이 늘어가면서 파업이 해결되더라도 납기일을 맞추기 어려운 해외 바이어들에게는 공문과 전화를 통해 물품공급이 다소 연기될 수 있음을 알리고 이를 양해해줄 것을 요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