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휴대폰에 이어 스마트폰 부문에서도 세계시장의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의 대표적인 CDMA사업자인 스프린트PCS에 이어 버라이존에 대규모 스마트폰 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미국시장은 물론 차세대 단말기 최대시장으로 평가되는 유럽시장 진입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시장은 보조금 지급이 허용되는 만큼 초기 진입은 물론 이후 시장 확보차원에도 삼성전자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배경·의미=그동안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 처음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북미와 한국의 시장을 주도하며 성장해왔다. 최근에는 유럽의 휴대폰업체들을 중심으로 결성한 스마트폰 운용체계(OS)업체인 심비안에 출자하면서 세계시장 진출에 강공 드라이브를 펼쳐왔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버라이존과 스마트폰 공급계약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스프린트PCS에만 스마트폰을 공급하며 북미시장에서 모토로라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 공급계약 체결로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나아가 삼성전자는 북미시장의 최강자로 발돋움을 꾀하는 동시에 세계 유럽지역 시장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1위에 도전한다=‘이제 유럽이다.’ 삼성전자는 북미에 이어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노키아 중심의 심비안에 투자기로 한 것도 따지고 보면 이같은 포석에서 이뤄졌다. 유럽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다. 세계 1, 2위의 노키아와 소니에릭슨이 버티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유럽시장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바로 멀티OS 때문이다. 스마프폰은 휴대폰과 달리 시스템을 운영하는 OS가 필요하다. PC처럼 OS에 따라 제품의 사용방법이 달라진다. 유럽 업체들이 심비안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심비안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 팜 등 다양한 OS업체들과 제휴를 체결한 상황이다. 특히 MS는 삼성전자를 발판으로 스마트폰 OS시장을 장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경우에 따라 업계의 판도가 변할 수도 있다. MS가 PC처럼 OS시장을 장악할 가능성도 높다. 노키아 등 유럽업체들이 가장 경계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만큼 다양한 OS를 확보한 업체는 없다”며 “이제 막 개화한 스마트폰 시장은 제조업체 못지 않게 OS업체들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전망=삼성전자는 이번달에 세계 최초로 폴더타입의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바(bar) 타입 일색인 스마트폰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에서 다진 제조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스마트폰을 내놓아 모바일 리더로의 입지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디지털미디어사업부의 PDA사업을 무선사업부의 스마트폰사업에 통합시켜 시너지를 배가했다. 휴대폰의 무선사업부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스마트폰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결국 스마트폰 시장도 휴대폰처럼 세계 최강 노키아와 삼성전자가 자웅을 겨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3년 1분기 업체별 스마트폰 공급현황(단위:만대, %)
순위 업체 공급대수 시장점유율
1 노키아 98.0 57.3
2 소니에릭슨 19.0 11.1
3 모토로라 12.7 7.4
4 삼성전자 8.8 5.1
5 핸드스프링 7.0 4.1
자료:IDC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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