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상장 IT기업과 코스닥등록 IT기업들은 매년 접대비를 어느 정도 쓰고 있을까.’
최근 정부는 골프장 및 고급 유흥업소 등 업무와 직접 연관이 없는 특정업종에 대해 접대비 인정비율을 축소하고, 전체 접대비 인정한도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방안의 실시 여부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한해 기업들의 접대비가 4조7000억원에 이르고, 이중 룸살롱과 골프장 접대비만 1조8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향락성 접대비’ 규모가 커 접대비 지출 건전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렸고, 재정경제부도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난색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시행 여부에 대한 결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안으로 접대비 자체를 아예 폐지하되 기업이 순수한 경영활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업종이나 지출에 대해서는 접대비로 인정해 주는 제도인 ‘네거티브’시스템 도입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상장·등록 IT기업들은 한해 동안 얼마만큼의 접대비를 지출하고 있을까.
먼저 접대비의 한도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행 세법에서는 접대비를 사업상 필요한 지출로 간주하지만 일정한도에 대해서만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하고 있다. 기본금액 1200만원(중소기업은 1800만원)에 매출액 100억원 이하 분에 대해서는 0.2%, 100억∼500억원은 0.1%, 500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0.03%를 적용한 금액을 한도로 한다.
본지가 상장·등록 466개 IT기업의 지난해 기준 매출액 및 판관비 대비 접대비 지출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대 0.2%까지 손비처리되는 한도를 초과해 쓴 상장 IT기업은 경인전자 1개사뿐이었지만, 등록기업은 아펙스 등 33개사에 달했다. 아펙스는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접대비 비중이 무려19.6%에 달했고, 세넥스테크와 도원텔레콤은 각각 4.6%, 아이티와 하이콤정보 역시 4.4%와 3.8%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7년(등록사는 99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도별 매출액 대비 접대비 비중을 추세적으로 살펴보면 상장 IT기업은 97년 평균 0.0675%였으나 지난해 0.0325%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등록 IT기업은 지난 99년 0.57%에서 지난해 0.79%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판관비 대비 비중을 보면 상장사는 97년 0.523%에서 작년 0.1329%로 크게 줄어들었고, 등록사는 99년과 작년 모두 3.19%로 동일했다. 하지만 등록사는 지난 2000년 3.15%로 줄었다가 2001년 3.34%로 늘어난 후 지난해 다시 줄어드는 등 일정한 방향성 없이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했다.
매출액 및 판관비 대비 접대비 비중은 등록사가 절대규모 면에서 매년 상장사를 크게 웃도는 수준에서 형성돼 기업규모에 걸맞은 접대비 지출이 절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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