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범용 부품업계 살아남기 전략](3)이젠 완제품으로 승부건다

 부품·소재 업체들이 매출처를 기존 B2B 중심에서 B2C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기존 부품소재 분야에서 갈고닦은 핵심 기술력을 바탕으로 완제품을 직접 생산, 니치마켓을 공략하는 동시에 부품의 수직계열화도 도모하고 있다. 자사 핵심 역량인 해당 부품을 채용한 세트제품을 생산, 부품 매출도 자연스럽게 동반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삼영전자 계열사인 에스와이하이텍(대표 김경호)은 전기이증층콘덴서와 센서를 만드는 업체. 이 회사는 최근 센서기술을 근간으로 어학학습기용 전자책을 개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판매에 들어갔다. 센서 및 자석에 의한 자동페이지 인식기술로 개발된 이 제품은 영어 동화책을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자동으로 동화를 영어로 반복·재생해 들려줌으로써 어린이의 영어듣기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 영어단어 재생기도 생산, 한솔교역을 통해 판매중이다. 김경호 사장은 “핵심 부품기술 덕분에 자사 전자책이 경쟁 업체에 비해 사용이 편리하고 우수한 음질을 자랑, 국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간 50만개를 판매, 이 분야에서만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탑스(대표 김재경)는 부품업계에서 이미 휴대폰 케이스 업체로 널리 알려진 부품 전문업체. 그렇지만 이 회사는 틈새시장을 겨냥한 독특한 디자인의 가정용 전화기를 만들어 브랜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곰모양을 형상화한 900㎒ 무선 전화기에 이어 최근엔 콜러아이디(발신자추적) 전화기를 출시하는 등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김재경 사장은 “정밀성이 크게 요구되는 휴대폰 케이스를 생산하면서 축적된 금형기술을 바탕으로 섬세한 디자인과 독창성이 뛰어난 가정용 유무선 전화기를 생산하고 있다”며 “향후 이들 제품 알리기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영(대표 박기점)은 커넥터·백라이트유닛 등 부품 전문업체에서 TFT LCD TV와 PDA사업영역을 확장, 일반 소비재 시장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부터 TFT LCD TV 생산에 돌입, 현재 연 7만5000대씩 양산하고 있다. 금형 및 회로 등의 기반시설과 커넥터·백라이트유닛 등의 부품을 생산하면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TFT LCD TV 업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이 회사의 임동호 상무는 “TFT LCD TV 수요가 매년 15%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백라이트유닛 등의 관련부품을 생산하는 동시에 TFT LCD TV 및 모니터도 생산하는 등 매출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부품업체들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세트업체로의 변신이 대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