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종목에 대한 투자,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IT경기 및 주가를 좌우하는 중장기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 차이로 투자자들의 의사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숨가쁜 상승 행진을 지속해 온 반도체 장비주들에 대해 추가상승을 이끌 요인이 있는지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혼란스럽다.
반도체주들은 지난달 말부터 지속돼온 주가 상승으로 매수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주가 조정이 가능한 시점에 도달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기 전망에 대한 엇갈린 시각=반도체주들의 실적은 이제 약발이 다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실적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되기 힘들다는 분석이 많다.
반도체 장비주들은 삼성과 LG의 공격적인 설비투자 확대 등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낼 전망이지만 대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적이 향후 주가 상승의 동인이 되기 위해서는 ‘기대 이상의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이 나타나야 가능하다.
경기에 대해서는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과 현재 별다르게 호전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것이 확인될 때만 주식 매수가 가능하다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하반기에 반도체를 포함한 IT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사스 여파, D램가격 하락세 지속, PC수요 회복 기조의 연속성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및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반도체 장비주 주가 고점인가=반도체 장비주들은 최근 연이어 호재성 재료가 터졌다. 대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 인텔의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투자 가능성 등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엄밀하게 말하면 반도체주로 구분하긴 힘들지만 업종 동향이 반도체 경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LCD 관련주들도 삼성과 LG의 5세대 라인 투자로 주가 상승폭이 가히 폭발적이었다. 또 15인치 패널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17인치도 일시적 현상일 것으로 분석되는 등 주가 상승 요인이 많았다. 이 때문에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해 대부분의 재료가 주가에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실적 호전이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시장여건도 지속적으로 호전되고 있어 최근과 같은 급등은 아니더라도 현재보다 10∼20%의 상승 여력은 있다고 주장한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민후식 연구원은 “오는 20일께로 예정된 인텔의 새로운 칩세트 출시는 DDR 400 제품의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고 노트북PC가 꾸준히 팔리고 있는 등 긍정적 요인들이 많다”며 “경기회복을 단언할 단계는 아니고 주가도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향후 예상되는 긍정적 시장여건을 감안할 때 아직 추가 상승 여력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조장은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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