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저작(인접)권에 대해서는 불법이라는 오명을 안아온 온라인 음악서비스 회사들이 자발적으로 합법화 방안을 모색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벅스·맥스MP3·사이버토크·아이뮈페 등 메이저 온라인 음악서비스 회사는 지난주 대표자 모임을 갖고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이하 음제협)와 계약을 맺고 음원을 서비스하는 형태의 합법화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대외 공식창구를 일원화하기 위해 ‘온라인 음악서비스 협의회(가칭)’를 발족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이들 4개사는 매주 모임을 갖고 업계가 당면한 현안을 함께 해결할 방침이어서 온라인 음악시장 양성화를 위한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음반사들이 음제협에 가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온라인서비스업체와 음제협간 합의가 얼마나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음제협에 음원신탁을 맡긴 음반기획·제작사는 전체 300여개사 중 59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1차로 이들 4개 메이저 온라인 음악서비스 회사는 문화부가 승인한 신탁관리단체인 음제협과 손을 잡고 합법화의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음제협 회원의 수적인 열세를 떠나 정부가 인정한 공식단체인 만큼 궁극적으로는 힘이 실릴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음원사용료와 관련해서는 2∼3년간 매출의 30∼40%를 지불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음제협 이용약관에는 음원 사용료가 매출의 20%로 규정돼 있으나 과거 저작(인접)권료에 대한 소급분 명목으로 일시적으로 상향조정하자는 것이다.
업계의 한 CEO도 “저작(인접)권료를 한 번에 모두 소급해 줄 수는 없다”며 “온라인 음악 유료화의 연착륙을 위해 2∼3년에 걸쳐 정산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움직임은 대형 음반사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음제협과 온라인 음악사업자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음제협 관계자도 “온라인 사업자를 양성화하는 것이 시장을 활성화하는 선결과제”라며 이제까지 불법으로 서비스를 해온 온라인 사업자에 대해 면죄부를 주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