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란의 황제 임요환 "부활의 노래 지켜보라"

 ‘테란의 황제’ 임요환(24)이 다시 두주먹을 불끈 쥐었다.

 지난 4월 이후 벌어진 19경기에서 단 4판만을 내주며 80%에 육박하는 높은 승률을 되찾은 것. 이는 지난 3월까지 치른 27경기에서 14승만을 챙기며 50%를 약간 상회하는 데 그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진 모습이다.

 임요환이 한동안 정규리그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면서 상처를 입은 ‘황제’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부활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임요환은 같은 테란 유저인 이윤열에게 그랜드 슬램을 허용한 데 이어 3월에는 KTEC배 KPGA 투어 위너스챔피언십 결승전에서 홍진호에게 3대 1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무릎을 꿇으면서 자존심이 크게 상한 상태였다. 다만 1월에 열린 4대천왕전 우승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그러나 지난 4월 이후 임요환의 모습은 달라졌다. 올림푸스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개막전에서 이윤열에게 패하기는 했지만 이후 대 테란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저그 고수 박경락과 이윤열을 꺾고 올라온 ‘테란 킬러’ 이재훈을 연파하며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지난 13일 열린 8강전에서도 솔(Soul)팀의 에이스인 조용호를 제압하며 4강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같은 날 열린 핫브레이크 온게임넷 마스터스 경기에서는 ‘폭풍저그’ 홍진호를 상대로 상대의 멀티를 철저히 견제하며 낙승, 지난 대회에서의 패배를 설욕하며 6연승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MBC게임 리그에서도 지난달 24일 장진수를 누른 데 이어 8일에는 김정민을 잡고 승자조 4강에 진출, 시드배정자 가운데 유일하게 승자조를 지켰다.

 팀플전에서도 임요환의 활약은 대단하다. 현재 임요환이 소속된 동양 오리온팀은 임요환을 빼면 이렇다할 스타선수가 없는 약체다. 그렇지만 동양팀은 현재 온게임넷 KTF EVER컵 프로리그에서 KTF팀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임요환이 5연승을 기록하는 대활약을 펼치며 분전한 결과다.

 특히 임요환은 팀의 에이스답게 개인전을 모두 잡아주는 것은 물론 팀플전에서도 반드시 잡아야 하는 중요한 경기는 꼭 이기는 저력을 과시, 그의 선전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물론 이들 리그가 모두 진행중인 상태인 만큼 섣불리 부활을 선언하기는 어렵다.그만큼 앞으로 진행되는 경기는 점점 더 어려운 상대와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오는 23일에는 최강 프로토스인 강민을 잡아야 한다. 이 경기는 미리보는 스카우트배 MBC게임 스타리그 결승전이라고 불리울 만큼 중요한 경기다. 또 올림푸스배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도 6명이나 포진한 저그 고수의 숲을 뚫어내야만 결승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임요환도 최근 들어 빠른 드랍십과 탱크를 동원한 조이기에 초반 치즈러시와 물량까지 가미하는 등 자신만의 새로운 경기스타일을 끊임없이 창출해내고 있다. 최근의 흐름대로라면 임요환이 ‘왕좌’를 되찾는 것도 그리 어렵지만은 않아 보인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