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초대석]이가형 어필텔레콤 사장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일정시기가 되면 전문경영인 영입을 통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할 생각을 창업 초기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금이 적기라는 생각입니다.”

 어필텔레콤 이가형 사장(45)은 지난 12일 급작스럽게 어필텔레콤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업계의 눈과 귀가 그에게 집중됐다. 팬택 박병엽 부회장, 텔슨전자 김동연 부회장과 함께 국내 휴대폰업계 ‘자수성가’ 3인방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다. 아시아의 떠오르는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이 사장은 모토로라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어필텔레콤을 세계적인 휴대폰 전문 제조업체로 키웠다. 경영성과도 기록적이었다. 어필텔레콤은 지난해 매출 6879억원, 당기순이익 717억원을 기록했다. 창립이래 8년간 연속으로 흑자경영을 실현했다. 모토로라 브랜드로 중국 CDMA 휴대폰 시장의 40%를 점유했다.

 “전문경영인 체제의 도입으로 모토로라와의 협력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경영의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모토로라와 충분히 협의, 검토해 더 나은 발전방향을 모색하겠습니다.”

 이 사장은 “새롭게 영입할 전문경영인이 역량과 소신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창업자 겸 대주주로 전문경영인이 하루 빨리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겠다는 것. 그는 앞으로 대주주로서 등재 이사직을 유지하면서 이사회의 의장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경영 일선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완전히 차단한 것은 아닌 듯 싶다.

 “기업의 성장곡선은 무한정 상승하지 않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이동통신업계를 이끌어 온 CEO로서 새로운 미래에 대한 대비를 새로운 시각과 자세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