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EU환경규제 늑장 대응

EU가 오는 2006년 7월부터 납·수은·카드뮴 등 유해물질이 포함된 전자제품의 수입·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규제안을 지난 2월 확정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책마련은 물론 필요예산마저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중소 제조업계의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우려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자원부는 EU발표 두달 후인 지난 4월에야 2009년까지 총 640억원을 투입, 중소기업을 위한 무연솔더링 인프라 구축사업에 나서겠으며 예산을 확보하는 대로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자부품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사업시행 자금이 추경예산에 포함될지 불확실한 데다 올해 무연솔더 채용제품의 테스트베드 구축에만 적어도 120억원이 필요한데 산자부가 예산을 80억원으로 줄여잡았다”며 “올해 사업시행은 이미 물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립대 정재필 교수는 “정부가 중소업체를 위한 무연솔더링 인프라 구축사업에 진작부터 나서야 했다”며 “EU의 환경규제 움직임에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EU가 환경규제 시행일을 2006년 이후로 결정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특정 유해물질 제한지침을 조기에 발표한 탓에 미처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중소업체 지원을 위한 무연솔더링 인프라 구축사업 자금을 반드시 추경예산안에 포함시키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01년부터 일찌감치 정부 지원하에 히타치·소니 등 기업및 대학·국립연구소가 참여, 무연솔더링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