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원전계측제어시스템 개발사업단(단장 김국헌)은 국내 최초로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제어봉 구동제어시스템(control rod control system)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전기연구원의 권순만 박사팀과 두산중공업 조창호 박사팀이 산학협력으로 개발한 이 시스템은 원자로 내부에서 제어봉을 상하로 이동시켜 원자로 출력을 제어하는 장치다. 이 기술은 원자력발전소 관련기술 중 부가가치가 가장 크며 해외로부터 기술이전이나 협력이 불가해 기술독립이 시급한 분야다.
연구진은 원자로제어봉 구동장치 제어시스템에 이중화 구조를 채택하고 이동검출 기능 등을 구현해 신뢰성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온라인 카드교체가 가능하며 모듈형으로 개발돼 하나의 시스템이 고장나더라도 전체 시스템을 정지시키지 않고 그 부분만 빼내 고칠 수 있다. 특히 제어시스템 전체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돼 신속한 자체 유지보수가 가능하다.
또 시스템에서 이상 동작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각종 신호나 내부상태를 저장해 나중에 운전원이나 보수원이 저장된 자료를 분석해 사고원인을 추적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런 사용상의 편리성과 유지보수성 향상으로 원전의 이용률을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술은 또 항공기 제어와 방위산업·화학·철강·철도 등 고장이나 사고시 인명이나 재산상의 대량손실이 우려돼 안전성이 중요한 산업에 적용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한국원자력연구소가 보유한 원전 시뮬레이터와 통합운전 및 기능시험을 거쳐 성능 및 안전성, 유지보수성, 경제성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한 제품으로 평가됐다.
권순만 박사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구동제어시스템의 개발로 신규 원전건설 단가를 대폭 절감하고 수출로 외화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원전 유지보수 비용의 절감과 기간 단축으로 발전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