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인터뷰]손영권 오크테크놀러지 회장

 “마이크론이 하이닉스를 인수하려 했던 것과는 전혀 개념이 다릅니다. 기업의 인수합병(M&A)이 시너지 효과를 갖기 위해서는 서로 지향점이 같고 상호 중복되는 부문없이 보완적이어야 하죠. 조란과는 2년여 동안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합병을 준비해왔습니다.”

 하이닉스 사외이사로 마이크론과의 매각협상에 반대표를 던졌던 오크테크놀로지 손영권 회장(48)이 자신이 이끌고 있던 오크를 조란에 매각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고객들에 합병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방한한 손 회장은 “한국은 M&A가 가져다 주는 이점에 대해 눈을 떠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론처럼 적을 없애기 위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겠지만 조란과 오크처럼 상호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는 M&A는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때문에 필수적이라는 것. 조란은 남부럽지 않은 DVD솔루션을 갖추고 있으나 DTV와 디지털 이미징 분야가 취약하고, 디지털 컨슈머 시장에서 종합 솔루션업체가 목표인 오크는 조란의 기술력과 영업력이 필요했다. 더욱이 지난해 11월 테라로직을 인수하면서 자금력이 달렸던 오크로서는 양사의 결합으로 창출된 3억달러의 현금을 차세대 DTV 개발에 투입할 기회를 얻었다.

 “일본과 한국 시장에서의 오크의 영업력과 중국시장에서의 조란의 힘이 결합한다면 아시아지역 디지털 가전시장에서 가공할 만한 위력을 보일 것”이라는 게 손 회장의 설명. 양사의 합병작업이 끝나는 8월 그는 조란의 CEO인 레비 거즈버그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주주의 자리로 물러날 계획이다.

 손 회장은 “이른 시일내 새로운 비즈니스로 다시 만날 것”이라며 그의 전문경영인으로서의 행보는 계속 이어질 것임을 내비쳤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