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파워리더]IMM 투자자문 김영호 이사

“현재 미국 경제가 IT산업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볼 때는 디플레이션 구조로 이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경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구조로 갈 경우 우리 경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중국과 이웃하고 있다는 지정학적 이점 때문에 당분간 ‘차이나 이펙트’ 효과를 누리면서 미국 경기 둔화 부분을 상쇄할 것입니다.”

 대우경제연구소·대우증권 등에서 주로 거시경제 분석 애널리스트로 활약해 온 IMM투자자문의 김영호 이사는 미국 경제가 지난 수십년간 잠재 성장률을 상회하는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오버 슈팅 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버블 붕괴의 후유증이 예상외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재정수지 및 경상수지 적자가 심각해지면서 달러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국내 경제에는 마이너스 요인이란 지적이다.

 달러화 약세가 계속될 경우 국내 수출기업들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게 뻔하다. 그는 이와 관련해 “원·달러 환율이 하락 추세에 있지만 원·엔 환율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국내 수출 기업에 미치는 타격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경제는 원·달러 환율이 1150원 수준까지 내려가더라도 충격을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에 대한 그의 시각이 궁금했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역할해 왔으나 장기적으로 디플레이션 구조로 전환되면서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역할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물론 중국이 미국 경제를 대신할 만한 성장 잠재력과 역동성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아직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보다 낮아 지나친 기대는 시기상조란 지적이다. 다만 중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국내 경제 활성화에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령 미국 경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멕시코의 경우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세를 상쇄할 만한 대안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는 단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미국 경제 회복과 수출이라고 봤다. 이라크 전쟁의 종결과 사스 충격의 완화로 다시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북핵 문제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도 점차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회복이 단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미국의 디플레이션을 염두에둔 경제 운영과 기업들의 경영전략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