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브랜드 우위를 놓고 치열한 물밑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의 브랜드 순위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음미할 만하다. 올해 초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각 산업 부문별 브랜드파워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통신부문의 경우 KT와 SKT가, 통신기기(휴대단말기)의 경우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하며 각 부문별 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굳건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측은 이같은 국내 브랜드 선호도 조사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은 3가지 조류를 지적하고 있다.
우선 각 기업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위한 지출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소비경제의 악화로 인해 소비자의 구매의사 결정에 브랜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통신업체를 제외한 국내 많은 기업들은 아직도 브랜드 관리에 있어서 단지 소비자에게 커뮤니케이션만 잘하면 된다는 식의 비체계적인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통신업체의 경우는 지난해 이와 관련 지출이 25% 가량 늘어나 비교적 체계적인 관리체계로 들어서고 있다.
다음으로 기업들은 기업브랜드를 내세우기보다는 개별 브랜드 확산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기업브랜드는 보증 브랜드로써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이미 쌓아놓은 기업브랜드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새로운 브랜드의 육성 비용을 줄이고 이에 따른 실패의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안정화 전략에 기인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다국적 기업의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브랜드 런칭과 국내 브랜드의 성공적인 브랜드 파워의 수성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국적 기업의 경우는 몇몇 부문에서 세계시장에서 쌓은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워 국내시장을 파고드는데 성공했다. 반면 통신부문서 노키아와 모토로라의 고전은 삼성전자·SK텔레콤 등 국내 통신업체의 성공한 수성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체계적인 기술·기업·감성적인 브랜드 관리의 성공사례라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인터넷 등 각종 매체의 등장과 발전으로 국내 기업들도 이제 기존의 브랜드 전략으로는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경쟁할 수 없게 됐다”며 “우리나라도 브랜드의 세계화를 위해 치밀하고도 체계적인 다양한 브랜드 육성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통신서비스 역시 이전과는 달리 앞으로는 번호 마케팅이 불가능한 만큼 고유 브랜드로 경쟁해야 할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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