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세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시장선점을 위해 설립하기로 한 7세대 공장(이하 L7)이 오는 7월 착공될 것이라는 소문이 업계에 퍼지면서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삼성은 새로운 5세대 라인(L6)을 올 4분기에 가동한 데 이어 L7을 오는 2005년께 가동한다는 마스터플랜만 갖고 있었을 뿐, L7과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따라 7월 착공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 있던 L7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르는 것을 의미해 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의 이같은 일정은 경쟁업체인 LG필립스LCD가 이르면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추진중인 6세대 라인(P6)과 6개월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장비업체들의 장비 대응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 세정장비업체의 사장은 “최근 삼성 관계자들로부터 L7 프로젝트와 관련해 삼성전자 내부 품의가 끝난 것으로 전해들었다”며 “그룹 차원의 최종 결정만 남겨둔 상태라 머지않아 L7 프로젝트가 가시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장비업체 사장도 “삼성이 현재 추진중인 6라인의 페이즈2 장비 반입이 오는 10월이면 끝나기 때문에 L7 프로젝트가 이제 가시화될 시점”이라며 “7월 공장 착공이 이뤄지면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주 장비에 대한 발주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L7 프로젝트와 관련, 가장 먼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신성이엔지·성도이엔지 등 LCD 설비업체들은 자체 설계도면을 준비하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추기 시작, 7월 착공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이 L7 프로젝트 일정을 당초 예상보다 서두르면서 장비업체들의 장비 대응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이미 LG의 6세대 라인(1500×1850㎜)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장비업체들이 과연 6개월 정도의 여유를 갖고 삼성의 7세대(1800(±50)×2100(±50)㎜) 라인에 대응할 수 있을까 하는 강한 의구심이 일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5세대 라인에서 LG가 장비업체를 선점하면서 기선을 빼앗겼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만큼 장비업체 선점 차원에서 다소 물의가 따르더라도 빠듯한 일정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래도 장비업체들의 대응능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L7 프로젝트 일정이 다소 늦춰지거나 기판 크기가 당초보다 작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