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주변기기 AS 불만 고조

 PC 주변기기 제품의 사후서비스(AS)를 둘러싸고 최근 관련 유통업체와 소비자 사이의 분쟁이 크게 늘고 있다.

 소비자가 제품 고장으로 수리를 받았으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몇번씩 AS센터를 방문하는 사례가 빈번하고 AS물량 재고가 바닥 나 일대일 교환 등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일이 흔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U사 그래픽카드를 구입한 K씨(29)는 이상 작동하는 제품을 수리받기 위해 지난 한달 동안 세번씩이나 AS를 맡겼지만 이를 해결하지 못해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같은 제품의 재고가 떨어져 다른 제품과 맞교환하기로 했으나 정작 기존 제품에 비해 하위 스펙의 제품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S사가 리콜 조치한 그래픽카드를 구입한 L씨(28)도 구입 3일만에 상품을 교체받았으나 정작 돌아온 제품은 손때가 잔뜩 묻은 중고 제품으로 PC에서 구동조차 되지 않아 강력하게 항의한 상황이다.

 이처럼 주변기기 제품과 관련해 AS문제가 불거진 것은 상품의 라이프사이클이 갈수록 짧아지자 업체가 AS 재고 물량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U사 관계자는 “상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지며 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예년에 비해 재고 보유량이 줄지는 않았다”며 “불만사항을 즉시 처리할 수 있도록 소비자 상담창구를 대폭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의 기술력 부족도 AS 부실화의 또다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불량품 교환시 고장난 제품을 되돌려 받는 소위 ‘폭탄 돌리기’도 업체가 한번 고장난 제품을 제대로 수리하지 않은 채 일대일 교환에 이용하면서 빚어진 문제라는 것이다.

 최근 AS를 둘러싼 문제가 불거지자 유니텍전자·슈마일렉트론·엠에스디 등 주요 주변기기 유통업체들은 앞다퉈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전화 상담 인력을 늘려 소비자 대응력을 높이는 동시에 AS 전문 인력도 대폭 확충했다. 일부 업체는 대표가 고객의 불만을 직접 듣고 24시간안에 해결해 주는 인터넷 창구까지 개설하는 등 외부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윤제성 슈마 사장은 “칩세트 업체 사이의 경쟁이 격화되며 신제품이 2, 3개월 단위로 출시되는가 하면 기존 칩세트가 예고없이 단종되는 사례가 늘어 유통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재고를 확보하지 못한 제품의 AS 처리가 다소 미진한 면도 있으나 전문 인력을 강화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