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의 빗나간 마케팅에 업계 비난 빗발

 

 이마트(대표 황경규)가 빗나간 ‘애국심 호소’ 마케팅으로 가뜩이나 불황으로 우울해진 할인점 업계에서 성토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21일 이마트가 안산 고산점 개장을 앞두고 인근 지역에 살포한 홍보 전단지. 이마트는 전단지를 통해 ‘우리 손으로 만든 순수 토종 할인점’이라며 ‘자본의 해외 유출이 없는 한국 유통의 상징’으로 표현했다. 이 전단지에서 이마트는 자사에는 태극기를, 홈플러스와 월마트·까르푸에는 각각 영국·미국·프랑스 국기를 대입해 이마트는 ‘한국’ 기업이고 다른 업체는 ‘외국’ 기업 임을 강조했다.

 이에 삼성홈플러스·한국까르푸·월마트코리아 등은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선두업체가 취할 행동이라고는 볼 수 없는 치졸한 판촉 상술”이라며 일제히 성토하고 나섰다.

 까르푸측은 “주식시장에서 신세계의 외국인 투자비중은 못해도 50%는 될 것”이라며 “토종과 외국계를 가르는 구분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홈플러스측도 “중국 상하이에 있는 이마트 2개 점포는 중국의 외화 유출을 부추기는 반 중국기업이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마트측은 “전단지를 통한 비교광고는 경쟁사에서 먼저 시작했고 문제가 된 내용도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관련업계의 성토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달 초 이마트는 인천에 50호점을 개장할 때도 이와 유사한 문구를 넣은 전단지를 뿌려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이마트는 경쟁업체를 직접적으로 언급해 비교 표현한 것이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업계의 비판을 수용해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올 초에는 다른 업체에 앞서 황경규 사장이 직접 나서 ‘윤리경영’을 외치며 “윤리경영이 곧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세계화 전략”이라고 공공연히 강조해 주목을 받았다. 더구나 황 사장은 국내 유통 정보화를 위한 대표모임인 ‘SCM협의회’ 민관측 위원장까지 맡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로 유통업계의 리더라는 황 사장의 이미지는 물론 ‘할인점 맹주’로 승승장구해 온 이마트에도 흠집이 불가피하게 됐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