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카 르망의 본산지, GM의 아시아 R&D 전진기지로 새롭게 태어났다.’
지난 83년 설립된 대우부평연구소(소장 유기준)를 설명할 때 ‘르망’을 빼놓을 수 없다. 86년부터 97년까지 생산된 르망은 전세계적으로 103만4000대나 판매된 이름 그대로의 월드카.
부평연구소는 첫 개발차인 르망의 성공에 이어 대우차 최초의 1.5 DOHC 엔진 개발, 에스페로·뉴프린스·라노스·누비라·레간자·마티즈·매그너스·레조·칼로스·라세티로 이어지는 대우자동차 풀라인업의 젖줄이었다.
비록 2000년 부도 이후 잠시 신차 개발이 주춤했지만 지난해 10월 GM대우기술연구소로 새 출발하면서 이전보다 한층 성숙된 R&D센터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GM대우차의 R&D센터는 부평기술연구소를 포함해 서울 디자인포럼, 창원 기술연구소, 부평과 군산의 생산기술연구소 등 총 다섯 군데로 나뉘어 있는데 이 중 부평기술연구소가 나머지를 총괄하면서 신차 개발 등 메이저업무를 담당한다.
전체 R&D인력 1596명 가운데 1392명이 부평기술연구소에 포진해 있는 것만 봐도 이 연구소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GM대우차 출범 이후 GM의 전세계 R&D망과 연결돼 정보를 상호공유하고 모기업의 첨단기술을 전수받게 됨에 따라 GM의 대아시아 R&D 전진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부평기술연구소가 새 회사 출범 이후 선보인 준중형 신차 ‘라세티’의 경우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서유럽 및 북미지역 등에 본격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중국시장에도 반제품 형태(KD)로 수출돼 중국 내 GM의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조립돼 현지 판매될 계획이다.
기술연구소 조직은 크게 기획관리담당·차량개발담당·시작시험담당·P/T(엔진 및 트랜스미션)개발담당·디자인담당으로 구성돼 있다.
강화되는 환경, 안전법규에 대응하는 기술로서 초저공해 후처리시스템, 리사이클링 기술, 대체재료를 활용한 기술, 장애물 경보회피시스템, 고안전·초경량 철강 차체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편의성·안락함의 향상을 위한 기술로는 지능형 차량, 주행정보, 환경친화 등 크게 3개 분야로 구분해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유기준 소장은 “GM대우기술연구소로 새 출발하면서 연구원들의 사기가 충천해 있다”면서 “최근에는 GM 측과 자동차 풀라인업 구성을 위해 대형차와 SUV 차량을 신규로 개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