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 유치 R&D 센터에 초점

 참여정부가 외국인투자를 단순한 자본유치가 아닌 선진기업의 R&D센터중심의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R&D중심 투자유치는 참여정부가 전략과제로 구상하고 있는 동북아 경제중심과 맞물리고 국내기업의 선진기술 조기유입 및 한국시장의 첨단신기술 경연장으로 변모 등 긍정적 효과가 많아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경우 IT 등 국내 산업의 업그레이드가 기대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열정=지난 16일 노무현 대통령은 방미 마지막 일정을 LA가 아닌 샌프란시스코로 잡았고 이는 R&D 투자유치를 위한 의지로 풀이됐다. 노 대통령은 인텔, 오라클 등 미 서부지역 경제인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국이 R%D부문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투자해준다면 같이 일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R&D유치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정부의 후속조치=노 대통령의 방미이후 정부는 투자유치와 관련한 민관합동의 후속작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먼저 삼성전자, LG전자, KT, SK텔레콤 등 국내 10여개업체의 사장급이 참석하는 해외 IR를 다음달 15일부터 뉴욕, 보스턴, 런던 등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6월중 산자부·지자체합동 투자유치단을 뉴욕에 파견하는 한편 9월중에는 산자부·무역협회 주관으로 국내 주요대기업이 참여하는 대미투자유치 사절단을 파견키로 했다. 9월중 미국의 다국적기업 CEO 등 유망잠재투자가 40여명을 초청, 가칭 허브코리아세미나를 서울에서 개최한다.

 ◇가능성은 높아=우리가 확보한 세계수준의 IT력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과거와 성격이 다르다. 특히 한국의 소비자들은 첨단기술을 수용하는 데 세계적이다.

 가시적 성과도 있다. 노 대통령 방미시 MS는 국가정보DB연결사업, 전자정부, 콘텐츠산업과 관련한 R&D센터 건립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고 인텔 역시 “디지털 홈네트워크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과의 기술협력을 확대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R&D투자를 검토하겠다”는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기대효과와 과제=선진기업들의 호응속에서 원활하게 추진될 경우 우리나라는 첨단분야에서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응용기술에서는 세계적 수준에 올랐으나 원천기술분야에서는 아직까지도 세계 정상업체와 상당한 거리감이 있어 선진기업의 R&D투자는 그 격차를 좁히는 데 힘이 될 전망이다.

 국내기업들은 세계적인 첨단업체들과 기술개발단계에서부터 공동보조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선진기업이 국내시장을 테스트베드화할 경우 상용화과정에서도 선진업체들과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명실공히 동북아경제권에서 중심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며 국내IT기업들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외국기업들의 R&D투자유치를 위해서는 인센티브 등 법제도적 문제보다 환경조성과 시장적 접근이 앞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시장, 또는 한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장이 먹을 게 많다는 인식을 앞세워야 한다는 게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IT산업은 전반적인 투자위축으로 2000년말을 정점으로 역동성을 상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통신·방송의 융합, 유무선통합, 미디어융합 등 향후 예상되는 패러다임에 대해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진기업들이 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하는 환경조성이 필요한 때다.

 배순훈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우리가 세계적 수준에 달한 IT기반을 최대한 살려나가겠다”며 “외국 선진기업들이 중국이나 일본에 가는 것보다 한국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정도의 여건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