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반 인식부족으로 부품소재 육성 효율성 의문

 정부가 뒤늦게 생산기반기술의 중요성을 인식, 다음달부터 ‘2010 생산기반산업 기술혁신전략’을 본격화하지만 정작 지원액이 턱없이 부족해 국가전략사업인 부품소재발전계획(MCT2010)의 성공마저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겉도는 지원책=산자부는 다음달부터 2010년까지 8년간 총 2010억원을 투입해 ‘생산기반기술 종합지원센터’를 짓는 등 생산기반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키로 했다. 생산기반기술의 뒷받침없인 MCT2010의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려서다. 그렇지만 올해 지원자금은 전략 및 사업화 14개 과제에 고작 80억원에 그쳤다.

 산업자원부 한 관계자는 “생산기반기술 지원예산을 지난해 300억원 신청했는데 3분의 1로 삭감된 데다 올해 내년도 예산으로 200억원을 책정해놓고 있지만 이 역시 상당부분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로 가다간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약 2조원을 쏟아부을 예정인 ‘MCT2010’이 별무소득이 될 가능성마저 우려된다.

 실제로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S금속은 최근 휴대폰의 주요 부품을 수입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 메탈을 개발했으나 부품업체로부터 납품이 안되겠다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 메탈 제조 마지막 과정인 표면처리기술 부족으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

 표면처리를 포한한 금형·주물·소성 등 생산기반기술이 해당 업체의 인력난 심화와 영세화로 갈수록 취약해져 부품 신뢰도를 약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생산기술연구원 한성호 본부장은 “생산기반기술사업은 부품소재산업의 신뢰성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고 첨단업종임에도 불구하고 산업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다”며 “부품소재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략적 개발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생산기반기술 얼마나 열악한가=생산기술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생산기반기술산업 현황’에서 주물·금형·열처리·표면처리·소성·용접 등 6대 생산기반기술이 일본·미국·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60∼80% 수준에 머물러 있어 제품의 신뢰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생기원은 일례로 국내 인쇄회로기판(PCB) 도금 동박 두께 기술은 9㎛를 구현해 미국·일본(3㎛)의 기술력에 비해 30% 선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고생산성 적층금형은 2레벨로 미국·캐나다의 4레벨에 비해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금형설계기술 경쟁력 역시 일반 금형의 경우 일본 수준의 92%로 근접하고 있지만 정밀금형은 84% 수준이다.

 이처럼 부품가공기술을 공급하는 뿌리산업이 열악한 것은 그간 중소업체들이 경험 위주의 기술 개발로 세계적인 기술 추세에 대응하지 못한 데다 기술인력·자금 등의 부족으로 선진기술을 모방하는 것조차 힘겨웠기 때문이다. 또 3D산업이란 인식 탓에 인력수급이 부족하고, 특히 6대 생산기술기반업종(1만30000여개업에)에 대한 정부의 기술지원자금 비중이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지원자금의 2.2%에 불과해 경쟁력 약화를 자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