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수급을 보면 경제성장을 점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1년부터 전력을 사고 팔 수 있게 되면서 전기공급량(발전량) 등을 가늠해 향후 우리 경제의 성장추이를 알아보는 시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전력의 공급, 즉 발전량은 경제성장에 선행하며 비슷한 추이를 나타내는 특성을 갖고 있다. 표참조
특히 전력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수급량을 미리 파악해 향후 발전량을 근거로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짚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국내 발전소와 한전 사이에서 전력 거래를 관장하며 전력시장을 운영 중인 한국전력거래소(이사장 김영준 http://www.kpx.or.kr)는 지난 연말 이 같은 이론을 근거로 한국경제학회 학술지에 ‘전력자료를 이용한 단기 경제전망 모형’을 발표, 학계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전력거래소의 이상철 수요예측팀장은 “전력수요는 경기변동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같은 사이클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며 “특히 발전량 등 전력자료는 경제자료에 비해 조기관측되고 사후추계가 필요없어 경기변동에 선행하는 특성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론과 지난 1분기까지의 발전량 실적을 근거로 전력거래소 측이 지난달 밝힌 올해 경제성장률(GDP 증가율)은 상반기 4.5%, 하반기 5.4%로 연간 5.0%다. 이는 한국은행을 비롯해 국내외 유수 경제연구소들이 발표한 수치와 비슷해 기본적인 신뢰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유장희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은 “순수 발전량만을 이용한 경제전망은 기존 연구소 위주의 경기전망과 차별된다”며 “이 같은 전망은 경제예측에 있어 차세대 대안으로 각광받는다”고 말했다.
한편 전력거래소는 1분기 GDP 성장률을 22일 한국은행이 공식발표함에 따라 이를 토대로 이달 중 수정된 재예측전망치를 발표할 계획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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