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대표이사(CEO)가 변경된 코스닥기업이 130개사를 넘어섰다.
올해 1월초부터 25일 현재까지 코스닥 등록기업 가운데 CEO 변경을 공시한 기업은 총 130개사로 조사됐다. 등록기업수가 860개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불과 5개월도 못돼 15%의 기업이 CEO를 바꾼 셈이다. 특히 CEO 변경은 의무공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공시에서 누락될 수 있어 사실상 코스닥기업들의 CEO 변경은 더 많은 기업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말에는 탤런트 오현경씨가 바른손의 경영권을 사실상 인수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코스닥의 CEO 변경이 이처럼 많은 것은 대주주 지분이 낮은 가운데 수시로 경영권이 바뀌는 예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CEO가 교체되는 예도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너무 잦은 ‘선장’의 교체는 회사운영의 일관성을 잃어버려 기업가치에 좋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 “코스닥의 잦은 CEO 교체는 기존 경영진 사이에 이미 사업에 뜻이 없어진 회사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며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적지 않아 CEO 변경에 따른 주가 영향은 회사마다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주말 신임 회장 및 사장을 영입한 위디츠(옛 삼성광전)와 주성엔지니어링은 스타급 CEO를 영입하며 주식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은 경우다. 위디츠는 지난 21일 나영배 전 삼성전자 부사장을 회장으로 영입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영업부 상무이사와 반도체총괄 판매사업부 부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주성엔지니어링도 지난 20일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트렁 도운 전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 관심을 모았다. 에이스테크놀러지도 지난 3월말 삼성전자 CEO 출신 박희준씨를 전문 경영인으로 영입하며 ‘CEO주가’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지난 3월 이니시스도 옥션 출신의 이금룡이라는 스타급 CEO를 영입한 경우다.
올해는 또 각자대표제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세원텔레콤, 단암전자통신, 레이젠 등은 모두 단일 대표에서 각자대표제로 선회했다. 각자대표제는 역할분담을 통한 경영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최근 확대 추세에 있다.
반면 엔플렉스는 지난 1월말과 2월초 사이에 이정학씨에서 김원진씨로, 다시 김원진씨에서 이정학씨로 CEO가 변경됐다. 어플라이드는 지난 2월말 노진각 CEO의 퇴임 이후 후임자를 선임하지 못하고 이승협 이사가 직무를 대행하기도 했다. 이밖에 올해 CEO가 변경된 기업들은 시가총액 상위사들도 아니고 주식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기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주식시장에서 CEO, 대주주 변경이 주가에 호재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경우가 더 많다”며 “단순히 M&A 재료로 인식하기보다는 실제 CEO변경의 효과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투자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표>업종별 CEO 변경 현황(단위:사)
업종(중) 기업수 비고
건설 4 -
금속 7 -
금융 5 -
기계·장비 4 등록취소(1)
기타서비스 6 -
기타제조 1 등록취소(1)
디지털콘텐츠 4 -
반도체 6 -
방송서비스 1 -
비금속 1 -
섬유·의류 7 -
소프트웨어 10 -
운송 1 -
운송장비·부품 5 -
유통 4 -
의료·정밀기기 1-
인터넷 3 -
일반전기전자 7 -
정보기기 3 -
제약 1 -
종이·목재 2 -
출판·매체복제 1 -
컴퓨터서비스 11 등록취소(3)
통신서비스 3 -
통신장비 20 등록취소(1)
화학 5 -
IT부품 7 -
계 130 6
※공시 기준, 2회 이상 변경기업은 변경횟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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