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형 코칩 대표(king@korchip.com)
현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으로는 반도체와 철강·조선·자동차 등을 들 수 있다. 이중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력이 있는 분야는 반도체 분야다. 그러나 최근들어 ‘포스트 반도체’ 산업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선 언론지상을 통해 여러 분야가 거론되고 있지만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는 것이 2차전지 분야다. 게다가 신성장 동력으로 2차전지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라는 소식이고 보면 2차 전지에 대한 중요성은 많은 이들이 인지하고 있는 듯 하다.
전지는 어느분야보다 인류의 생활 패턴을 변화시켜 왔다. 또한 앞으로도 전지산업은 그 시장의 거대화와 함께 인류발전에 밀접한 관계를 맺을 것이다. 증기기관의 개발이 인간의 행동 영역을 획기적으로 확장시켰다면 전지는 인간 행동영역의 제약을 타파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휴대용 정보기기의 발전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장소에 구애없이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들어 산업의 성장과 쇠락 싸이클이 빨라지고 있고 이에 따라 산업의 주기도 점점 짧아지는 추세다. 2차전지 산업도 머지 않아 그 성장의 한계가 올 것이며, 따라서 이에 대한 사전준비를 지금부터 해 나가지 않는다면 산업 성장의 연속성을 크게 위협 받을 것이다.
이에 따라 필자는 포스트 전지산업이 갖추어야 할 모습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는 친환경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무분별한 성장 지향적인 경제 패러다임으로 인해 인류가 함께 환경적인 고통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전지산업의 미래에 있어 친 환경적인 요소는 가장 중요한 것이라 하겠다.
둘째는 부존자원이 무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2차전지는 대부분 금속전극을 사용하고 있으며 가장 각광 받고 있는 연료전지의 경우도 일부 소재에서 부존자원에 대한 제약을 받고 있다. 따라서 자원의 제약을 받는 산업은 향후 성장산업으로의 도약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는 효용가치의 보편성이다. 이는 산업의 파급효과가 일부에 국한되지 않고 전 분야에 응용되고 발전될 수 있는 산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건을 갖춘 포스트 전지산업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 수 있는가. 우선 무공해 그리고 무한한 자원을 가지는 태양 에너지의 활용을 통해 포스트전지 산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태양에너지야말로 무한한 자원이며,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대안이다.
둘째는 수소 에너지로 현재까지 국방분야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며 연료전지를 통해 관심도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셋째 새로운 개념의 에너지 저장소자이다. 태양에너지의 단점은 저장능력이 없다는 것을 들 수 있으며 이에 대한 기술적 보완으로 친 환경적인 에너지 저장소자의 필요성이다. 이에 대한 검토에 있어서는 전지보다는 캐패시터에 가까운 특성을 지닌 제품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 새로운 에너지 분야는 부존자원이 아닌 기술 집약적인 분야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의 에너지는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자원을 바탕으로 얼마나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사용하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 하겠다.
끝으로 미래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투자를 강조하고 싶다. 이는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로서 근시안적인 산업인력에 대한 투자가 아닌 미래지향적이고 기초 기술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과감한 인력투자를 기대한다. 고급인력이 양성돼 산업에서 그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선 적어도 10여년의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듯 현재 투자하는 인력에 대한 가치는 10년 이후 그 가치가 증명될 것이다.
좀더 긴 미래를 내다보는 거시적인 인력투자 및 양성이 절실히 필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며 포스트 전지산업을 위해서도 정부내 관련부처의 지원과 함게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