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데이터방송협회 `사분오열`

◆IT산업부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데이터방송서비스제공업체(DP)들이 관련 산업이 채 꽃피기도 전에 사분오열돼 돼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최근 한국데이터방송협회(회장 김종덕) 임원사를 포함한 일부 회원들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협의회(회장 장한성)와 단일 콘텐츠제공업체(CP) 단체를 설립하기 위한 첫 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에서는 데이터방송협회 부회장사와 회원 등 5개사가 참석,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통합 협의회 설립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통합 CP 단체의 설립 추진은 스카이라이프가 양방향TV 서비스를 개시하고 신규 방송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 모델을 모색해 다가오는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 대비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모임을 정리하는 대목에서 방향이 틀어졌다. 데이터방송협회의 내분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날 모인 데이터방송협회 회원사들은 "오늘 모임건은 협회 차원에서 논의된 게 아니다"라면서 "사전에 협회장에게 알리기에는 민감한 부분이 많았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김종덕 데이터방송협회장은 "모임을 전혀 몰랐다"며 "일부 회원사가 독자적으로 판단해 이같은 자리를 만든 것은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협회의 한 회원사는 "그동안 협회 내부에 축적된 회원사간 갈등의 골이 깊다"며 "또 데이터 방송 서비스가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면서 협회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힘들었다는 외부적인 상황 때문에 일부 회원사는 다른 대안을 모색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데이터방송협회 소속 회원사들은 지난 4월 데이터방송 활성화를 위한 별도 법인인 인터랙티브TV컨소시엄을 발족시키기도 했다.

데이터방송협회에 소속된 회원사는 약 15개 업체에 불과하다. 협회 내에 균열이 발생한다면 조직 운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제 막 시장이 열리기 시작한 데이터방송서비스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DP들의 단합된 모습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