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대 미제 보급형 로봇청소기가 발매 한달만에 1000대 가까이 팔리면서 초반 로봇청소기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30일 LG홈쇼핑을 통해 첫 선을 보인 로봇청소기 ‘룸바’는 높은 소비자 관심속에 현재까지 800여대가 팔려나가 예상외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LG홈쇼핑은 주 1회 50분씩 방송채널을 통해 룸바를 소개한 결과 매회 200대 이상 꾸준히 팔려나가 예상외의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이번 주 안에 판매량 1000대 돌파가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아이로봇이 출시해 세계적 관심을 모은 보급형 청소로봇 룸바는 국내 시판가격 54만8000원으로 여타 경쟁제품의 4분의 1에 불과한 저렴한 가격대가 최대 강점이다.
로봇청소기의 시장성을 감지하고 올 초 룸바의 국내 독점판권을 획득한 LG홈쇼핑측은 이번주부터 LG이숍을 통한 인터넷판매와 DM발송에 나서고 가전양판점을 통한 오프라인 판매망까지 구축하는 등 로봇청소기 유통채널을 다원화할 방침이다.
로봇청소기가 워낙 생소한 제품이라 초기판매에 어려움을 예상했던 LG홈쇼핑의 마케팅담당자들은 생각보다 고객반응이 좋고 무엇보다 홈쇼핑업계 최초의 로봇판매라는 선두이미지까지 얻은데 대단히 만족하는 눈치다. LG홈쇼핑의 한 관계자는 “독신세대와 맞벌이 부부들이 50만원대 로봇청소기에 보이는 높은 관심을 감안할 때 연말까지 9000대 이상 룸바를 판매해 초기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보급형 룸바가 예상외로 잘 팔리자 200만원대 최고급 로봇청소기를 판매해온 LG전자, 일렉트로룩스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일렉트로룩스의 로봇청소기 트릴로바이트는 월 판매량이 50∼60대에 머물러 룸바와 판매격차는 벌써 10배 이상 벌어졌다. LG전자는 지난주 로봇청소기 로보킹의 인터넷 예약판매를 개시했으나 소비자에 대한 실제 제품공급은 완벽한 성능테스트가 끝나는 오는 7월 15일 이후에나 가능해 룸바의 인기몰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미제 보급형 로봇의 독주는 이번 여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LG전자의 로봇청소기 판매담당은 “소비자들이 잘 몰라서 초음파센서와 진공흡입기능도 없는 장난감수준의 제품(룸바)을 구매하고 있지만 이같은 추세는 오래 못갈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도 룸바의 시장선점이 로봇청소기에 대한 소비자인식을 하향평준화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