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족이 사라지려나?”
자그마한 PDA나 휴대폰에서 엄지손가락을 놀려가며 데이터를 입력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버추얼 키보드’의 상용화가 눈앞에 다가왔다.
버추얼 키보드란 평평한 면에 가상의 키보드 이미지를 투사해 사용자가 이를 이용, 마치 진짜 키보드처럼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장치를 말한다. 이미지를 투사하는 프로젝터와 사용자의 손가락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휴대기기에서 이런 버추얼 키보드 기능을 간단히 구현할 수 있게 해 주는 칩세트를 채택한 PDA나 휴대폰이 올해말부터 등장할 전망이다. 미국 카네스타(http://www.canesta.cm)이 개발한 이 칩세트는 키보드 및 손가락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와 적외선 광원, 이미지 투사기 등 3개의 모듈로 구성돼 휴대형 기기에 장치할 수 있다.
현재 일본 NEC가 이 기술을 자사 태블릿PC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장치를 사용하면 지금까지 PDA나 휴대폰을 통한 데이터 통신에 장애물로 거론돼 왔던 데이터 입력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환경공학 측면에서도 버추얼 키보드는 휴대기기의 작은 자판으로 인한 신체적 무리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기술의 확산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 의견도 많다. PDA나 휴대폰을 통한 데이터 통신이 일반화되기 전까진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 자판을 칠 때의 독특한 느낌이 없는 것도 사용자 입장에선 감점 요인이다. 카네스타는 보다 현실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해 키보드를 누를 때마다 옛날식 타자기 소리가 나도록 하는 기능도 추가했지만 아직 진짜 키보드의 느낌을 살리긴 미흡하다.
카네스타 외에 미국 버추얼디바이시스와 이스라엘의 VKB 등도 관련 기술을 개발중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