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내 한 중소 소프트웨어업체가 첨단기술의 심장부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자사의 오피스 솔루션을 납품하는 개가를 올려 관심을 끌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사무용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씽크프리(대표 강태진 http://www.thinkfree.co.kr).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NASA에 자체 개발한 ‘씽크프리 오피스’를 공급한 이 회사는 오는 3분기중 추가로 2500카피를 더 수출하기로 하는 등 대량공급의 물꼬를 트며 성공적으로 미국시장에 안착했다.
씽크프리의 주력제품인 ‘씽크프리 오피스’는 매킨토시 컴퓨터 시장에서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다. MS는 지난해 매킨토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갖춘 씽크프리의 영향을 받아 제품 가격을 절반으로 내리기도 했다.
씽크프리 오피스는 또 국내시장에서 판매되는 매킨토시 및 대우컴퓨터에 번들 공급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업체가 국내외에서 이같은 반향을 일으키게 된 것은 결코 ‘하루 아침에 이뤄진 일’이 아니다. 창업 초기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으며 무섭게 성장했던 씽크프리는 닷컴 열풍이 일던 지난 2000년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쓴맛을 봐야 했다.
‘이용자만 늘리면 돈이 된다’는 생각으로 인터넷을 이용해 소프트웨어사업을 구상했던 이 회사는 이듬해인 2001년 닷컴 거품 붕괴로 회사가 도산 위기에 처하자 결국 140명에 달하던 직원을 40명으로 줄이면서 조직 추스리기에 나섰다.
2년여간의 절치부심 결과 씽크프리는 ‘모방’ 기법을 이용해 MS 오피스와 인터페이스가 유사한 씽크프리 오피스 신제품을 출시했다.
화면에 뜨는 프로그램의 모습부터 메뉴, 명령어까지 비슷한데다 MS 오피스의 파일까지 거의 완벽하게 지원하는 씽크프리 오피스는 이제 미국시장을 무섭게 파고들며 씽크프리에 ‘제2의 도약기’를 안겨주고 있다.
씽크프리는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중국·영국·호주·브라질·아이슬란드·터키·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멕시코, ·독일 등에서 씽크프리 오피스 현지화 작업을 완료하고 공격적인 해외사업에 나섰으며 이스라엘어·아랍어 버전도 개발중이다.
국내에서도 요즘 씽크프리의 인지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화종합화학과 국방부에 자사 제품을 납품한 데 이어 일반기업시장에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씽크프리는 오피스 솔루션 업그레이드 버전인 ‘씽크프리 오피스 3.0’ 제품을 오는 6월께 출시할 예정이다. 씽크프리는 이번 씽크프리 오피스 3.0에 기본 기능뿐만 아니라 호환성을 대폭 강화했으며 제품 패키지도 새로 디자인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인터뷰/강태진 씽크프리 사장>
“허망한 꿈을 꾸다 잠에서 깨어난 기분입니다.”
닷컴 붕괴와 함께 회사를 포기할 뻔한 우여곡절을 겪었던 씽크프리의 강태진 사장은 요즘 “연일 계속되는 희소식으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특히 올해는 씽크프리가 연속됐던 적자에서 벗어나 대차대조표를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는 해다.
“올해는 미국·일본, 기타 여러 국가에 수출을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올 상반기중 적자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다시 출발하는 각오로 열심히 사업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강 사장은 또한 국내에서도 여러 가능성을 가지고 마케팅 및 영업을 하고 있다며 조만간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강태진 사장은 MS에 대항하는 다윗의 전략이 과연 해외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만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오히려 MS의 힘을 역이용해 마케팅에서 재미를 보는 사례를 예로 들었다.
“시장지배력을 무기로 필요없는 것까지 구입하게 만드는 MS의 오피스 제품에 대한 기업들의 반감이 높습니다. 결국 일본의 ‘데라오카’처럼 MS의 횡포에 맞서 한국에서 씽크프리로 연락하는 기업이 부쩍 많아지고 있습니다.”
강태진 사장은 앞으로 해외시장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MS가 지배한 시장을 조금씩 잠식할 계획이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