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구축시장 대기업들도 `입질`

 중소 벤처기업 위주로 형성돼온 콜센터 구축시장에서 대기업들의 입김이 거세지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800석 규모의 삼성생명 콜센터구축사업자로 한국HP가 선정됐고 현재 사업자 선정작업을 진행 중인 400석 규모의 교보생명 프로젝트에서도 한국IBM·한국HP 등이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콜센터사업부를 출범시킨 삼성 계열 서울통신기술 역시 관련 솔루션 브랜딩 작업을 다시 하는 등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공중전화교환망(PSTN) 기반 콜센터를 대체할 것으로 점쳐지는 인터넷프로토콜(IP) 기반 콜센터를 타깃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세대교체와 함께 대기업들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IBM과 한국HP는 IP콜센터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는 시스코시스템스와 제휴, IP콜센터를 타깃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기존 네트워크통합(NI)사업의 연장선에서 IP콜센터구축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 대형 콘퍼런스를 잇따라 개최하는 등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IP콜센터구축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이에 필요한 서버 판매와 연계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이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IBM 관계자는 “콜센터구축사업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진행해왔다”며 “다만 최근 IP콜센터시장에서 성장 기회가 보이기 때문에 사업을 더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네트워크에 대한 노하우와 사업 경험으로 통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버나 소프트웨어 등 IP콜센터에서 필요로 하는 제반 제품에 대한 기반 기술도 보유하고 있어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 계열사인 서울통신기술 역시 복병으로 등장했다. 지난해 CTI 관련 팀을 신설한 서울통신기술은 지난해 100억원의 매출을 CTI부문에서 거둬들인 데 이어 올해 200억원 이상으로 매출 목표를 늘려잡았다. 또 삼성전자의 교환기(PBX)를 주축으로 자체 개발한 콜센터 솔루션을 강점으로 내세워 2005년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전문콜센터구축업체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경우 네임밸류가 있고 가격적으로도 밀고 나오기 때문에 힘든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전문콜센터구축업체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뛰어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