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투자수익률(ROI)을 철저히 따져 과제를 주고 수행시키는 민간경영시스템이 도입될 전망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26일 ETRI에 따르면 지난주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ETRI를 방문해 “출연연이 모든 연구를 다 잘할 수 없으며, 민간기업이나 연구소에 경쟁력을 잃어서도 안된다”며 “앞으로 IT분야 국책연구과제는 ETRI에만 의존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 뒤늦게 밝혀지자 대응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ETRI 측은 이에 대해 “지난 2년간 5대 대형과제를 선정,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과제 전반을 정통부가 재점검해 투자 대비 경쟁력이 있는 특정과제 위주로 지원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과감한 과제 중단 사태도 초래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더욱이 해당연구원들은 “진 장관의 언급처럼 민간경영 프로세스가 전출연으로 확산될 경우 중복연구 및 투자 시비를 일으켜 온 연구과제가 다시 도마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구원들은 진 장관의 발언을 “출연연이 불가피하게 수행해온 백화점식 연구개발시스템에서 특정과제로 집중화하는 ‘선택과 집중’ 현상이 가속화를 가져올 실마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진 장관은 취임 이래 수차례 “유관·산하기관에 투자수익률을 따지는 민간경영 프로세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혀온 바 있고 이에 따라 한국전산원이 국가정보화계획 수립에 이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