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왜 중요한가?’
기업이 계속해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은 지속적인 인재확보에 있을 것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전문분야의 회사일수록 좋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만큼 사내 스타급 핵심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흐름은 항상 있어 왔다.
고객이나 지적재산권 등은 결코 지속이 가능하지 않지만 회사의 끊임없는 인재확보는 계속해서 스스로 경쟁우위를 창조하고 유지하게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부담하기에 상당한 정도의 비용투자와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라도 좋은 인재를 확보하는 데 어느정도 성공하기도 한다. 다만 회사에 진실로 필요한 최고의 인재들이 계속해서 남아있을 가능성은 야구의 평균타율 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 같아 유감스러운 일이다. 사실이 그렇다고 해도 기업 나름대로 핵심인재를 찾아서 확보하려는 노력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경쟁력 측면에서 선도적인 입장이라면 평균적으로 다른 경쟁사들보다 좋은 인재가 많이 확보돼 있는 게 경험상으로 사실처럼 보인다. 이들 회사에서 능력있는 채용담당은 자신이 속한 조직의 성공을 위해 고용후보자가 가지고 있어야 할 기술이나 준비상태, 그리고 최적합한 태도 등을 어떻게든 찾아낸다. 항상 이와 관련한 고민과 노력만이 채용업무에 있어 핵심 근간으로 그들의 업무중심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반면에 이러한 의지조차 희박한 어떤 종류의 회사가 있다면 사실 그들이 원하는 좋은 인재를 외부로부터 채용(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습관적으로 인재의 가치기준을 돈(연봉조건 등)만으로 판단하고, 분명하고도 확고한 회사의 비전 등의 중요성은 외견상 훨씬 덜 중요하게 보인다. 운좋게 몇몇 좋은 인재를 채용했다고 해도 이들의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나 관리능력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러면서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믿음을 가질 수는 없는 일이다.
사실 보다 쉽게 좋은 인재를 고용해 잘 관리함으로써 지속적으로 회사 경영에 최고의 기여자로 남게 할 수만 있다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렇게 이상적인 상황에 처해 있지 못하다. 더욱이 회사 내 최고의 핵심인재가 이탈하게 될 때조차도 속수무책인 경우가 허다하다. 인력의 손실은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인건비 절감 등 긍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영상의 이익측면에서 보여지는 그들의 빈자리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좋은 인재를 확보하는 일을 단순히 비어있는 자리를 채우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처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단기적인 필요에 의해 구매용품을 구입하듯이 진행하는 업무로 인식한다면 위험천만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가장 모범적인 인력정책을 가지고 최고수준의 인재관리를 하고 있다고 해도 기업 내 구성원들은 개인별로 다른 속도와 수단으로 발전하면서 좋은 인재로 성장한다는 사실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인사담당자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이는 마치 마라톤 경기와 같다. 출발지점에서 100m를 지날 때 대부분 선수들은 거의 비슷한 속도로 나란히 달리고 있을 것이다. 1㎞까지도 여전히 약간의 차이를 두고 달릴 수는 있다. 하지만 10㎞, 혹은 더 먼 지점에 이를수록 상당수의 탈락자도 생길 것이다. 참가 선수들간의 순위는 쉴새 없이 바뀌면서도 선두그룹과 그렇지 못한 그룹과의 격차가 더욱 크진다.
이같은 동일한 현상이 어느 조직에서도 일어난다. 몇몇은 빨리 출발하지만 갈수록 늦어진다. 몇몇은 늦게 출발하지만 갈수록 속도가 빨라진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든 목표에 이르기 전에 탈락자도 생길 것이다. 분명한 것은 회사에 가장 크게 공헌할 미래의 최고 인재는 이들 중에 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인력담당이 지속적이고 효율적으로 좋은 인재를 새로 확보하고 그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회사의 가치평가에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병공 <서울써어치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