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반도체와 같이 앞으로 5년 내지 10년 후 우리 경제를 먹여살릴 ‘먹거리’는 과연 무엇일까. 미래의 성장엔진을 찾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국가프로젝트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과기부가 27일 오후 ‘포스트 반도체’의 초일류기술 후보 50개를 선정, 발표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본사 후원으로 열린 이날 공청회에서 소개된 주제발표와 패널토론, 세션토론 내용을 정리한다.
◇주제발표:이희국 LG전자기술원장
지난 40년간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은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60∼70년대에는선진기술을 모방한 경공업과 중화학공업, 80년대에는 선진기술이 내재화한 자동차·전자·기계, 90년대에는 컴퓨터·반도체 등으로 진화하며 전통주력산업과 일부 첨단제품이 우리 경제를 이끌었다.
그러나 1인당 GDP 1만달러에서 우리 경제는 정체 상황을 겪고 있으며 경기침체와 함께 IT산업 의존도가 30%에 육박, 고비를 맞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로엔드에서는 중국과 동남아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고, 하이엔드에서는 미국·일본과의 기술격차가 커지는 등 여건도 불리하다.
따라서 5∼10년 후 세계일류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 경쟁력있는 신산업을 육성하는것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국가기술지도(NTRM)를 토대로 우선순위에 따라 초일류기술을 발굴, 신수종을 육성하기 위한 포스트 반도체 초일류 국가개발 프로젝트에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본 전략 수립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미래유망 분야의 유형별 특징을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국가경제 선도시기에 따라 현재(주력산업분야), 5∼10년(차세대유망분야), 10년 후(미래전략분야)로 구분해 이에 맞는 지원체제를 도입해야 한다.
과학기술부문의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초일류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2007년까지 20개 일류기술을 확보, GDP의 10%를 커버하고 첨단제품의 수출비중을 50%대로 끌어올려 2007년 과학기술 8대 강국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이어 2012년까지 50개 초일류기술을 확보, GDP의 20%를 커버하고 첨단기술 제품의 수출비중을 70%대로 높여 5대 과학기술 강국 진입을 꿈꾸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과학기술 중심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
문제는 초일류기술을 어떻게 도출하느냐는 것인데 이는 기술의 유형에 따라 다르다. 가령 주력분야 고도화 기술의 경우 국가경쟁력 확보 공통핵심기술과 10년 후 주력산업 발전가능성이 높은 것이 기준이 돼야 한다.
또 차세대 첨단기술은 세계 톱10 수준의 기술경쟁력 확보 여부가 중요하며, 미래전략 신기술은 미래원천기술 확보가능성에 초점을 둬야 한다. 과기부가 27일 발표한 50대 초일류기술 후보군도 이 같은 점을 선정기준으로 삼았다.
사업추진 전략을 어떻게 세우느냐도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국가 연구역량을 집중해 연구개발 전략을 선진국 추격형에서 세계선도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R&D와 산업화가 연계된 전주기적 사업관리가 요구된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과기·산자·정통부간 추진 주체 문제는 과기부가 R&D, 산자부가 실용화와 산업화, 정통부가 IT인프라와 실용화·산업화로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 좋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