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는 창이 4대 3 비율에서 16대 9로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주요 가전업체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디지털TV 가운데 16대 9의 와이드 방식은 85%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모니터·PC 심지어 휴대폰에서도 와이드 방식의 화면창이 속속 적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4대 3 비율의 프로젝션TV 1개 모델을 내놓은 것을 제외하고 최근 출시하는 디지털TV의 경우 모두 16대 9 비율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4대 3의 디지털TV는 학교·산업용, 그리고 특별판매용을 제외하고는 일선 삼성전자 대리점에는 이제 공급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디지털TV의 경우 4대 3 비율 제품이 65%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85% 수준으로 높아졌다”며 “앞으로 4대 3 비율의 디지털TV 제품은 국내에서 출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29인치 CRT브라운관 방식의 디지털TV를 제외하고는 현재 판매되는 대형 CRT TV·PDP TV·프로젝션TV 등 모든 제품의 화면 비율이 16대 9다.
LG전자 측은 “소비자들이 당장은 불편하더라도 짧게는 3, 4년 길게는 10년을 내다보고 TV를 구매하기 때문에 4대 3 비율을 찾는 소비자가 거의 없다”며 “올해 하반기에 광역시에서도 HD 본방송이 시작되면 16대 9 비율의 디지털TV 판매량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29인치 구매고객에게 16대 9 비율의 28인치, 32인치 제품을 구매하도록 권유해 연내 16대 9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TV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16대 9 비율로 전환되자 모니터나 노트북 심지어 휴대폰까지도 DVD 재생이나 디지털TV 등의 콘텐츠를 더욱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16대 9의 비율에 근접한 와이드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한국후지쯔는 10.4인치의 와이드 스크린을 장착한 센트리노 노트북 ‘라이프북 포피’를 최근 출시했으며, 모토로라코리아는 와이드 액정화면을 장착한 듀얼 폴더형 컬러폰을 선보였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올초 15대 9(1280×768)의 화면비율을 지원하는 17인치 LCD 모니터인 175W를 출시했으며, 삼보컴퓨터는 15대10(1280×854)을 지원하는 15.2인치 와이드 노트북 ‘드림북G’ 시리즈를 선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80년대 흑백TV에서 컬러TV로 변환될 당시 색상에 민감한 국내 패션산업·제품디자인 등에서 커다란 발전을 이룩했듯 디스플레이의 화면창이 100여년 만에 4대 3에서 16대 9로 변경되면서 사회나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