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중국 현지에 고부가 제품의 인쇄회로기판(PCB) 생산기지를 구축하려던 삼성전기의 대중국 진출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 http://www.sem.samsung.co.kr)는 그동안 중국 상하이 푸둥지역에 소재한 일본 IBM의 현지 기판 생산라인을 인수하는 것을 신중하게 검토해왔으나 이를 원점으로 되돌렸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앞서 강호문 사장은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선 현지기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중국에 진출한 유수 기판업체와의 사업제휴 내지는 생산시설 인수 등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기의 고위 관계자는 “올해 일본 IBM으로부터 기판 생산라인 인수제의가 들어와 현지답사까지 다녀왔다”며 “그렇지만 생산시설이 국내 생산규모를 훨씬 뛰어넘어 상당한 인수자금이 필요한 데다 중국 기판시장이 침체돼 있어 결국 포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 기판사업부 윤종수 상무도 올해 중국시장 진출에 대해 시기상 비관적으로 보고 내년까지 대중국 진출계획을 접어두기로 지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중국 경기불안 요인으로 대중국 진출전략에 차질을 빚긴 했지만 올해 42000억원을 생산 및 연구부문에 투자해야 하고 삼성카드 증자참여로 420여억원이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에 중국투자에 대한 자금부담도 한 몫한 것으로 예측된다.
어쨌든 2년 전부터 중국 쑤저우·퉁관 등으로의 진출을 추진해온 삼성전기의 중국 현지화 전략은 다시 수면밑으로 가라앉게 됐다.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한 올해에도 중국에 현지거점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납기지연 등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고객들의 불만을 해소할 수 없는 내부적인 고민을 계속 떠앉게 돼 향후 삼성전기의 대중국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