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 첫방송되는 MBC 새 월화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의 여주인공 정다빈(23).
청춘 시트콤 ‘논스톱Ⅲ’의 귀염둥이었던 그녀가 생활력 강한 취업 재수생으로 변신한다. 파출소장인 아버지가 지방으로 전근을 가면서 독립, 악착같이 살아가는 또순이다. 더구나 얼떨결에 바람둥이 고시생과 혼전동거까지 하는 역할이다.
의정부 MBC 문화동산 스튜디오에서 만난 그녀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계속되는 촬영에 지쳐 보이기는 했지만 너무 너무 즐겁고 환한 표정이었다. 데뷔 4년만에 주연을 맡아 고무된데다 극중 인물의 성격이 자신과 너무나 흡사해 자신감이 넘치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 드릴께요. 제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무조건 재미있어요”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듯 오른 주먹을 불끈 쥐어 파이팅을 보여주는 그녀의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데뷔 4년만에 첫 주연인데.
▲좋아요. 정말 좋아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거예요.
―‘옥탑방 고양이’의 남정은은 어떤 이미지인가. ‘논스톱Ⅲ’ 때와 비교한다면.
▲‘논스톱Ⅲ’에서는 귀엽고 깜찍하면서도 연약한 여자라는 이미지가 강했어요. 특히 어리광을 부릴 정도로 아이같은 성격이었죠. 하지만 정은이는 털털하고 당돌하면서 당찬 여자예요. 경민(김래원)이를 짝사랑하면서 자아내는 모습이 때로는 안스럽지만 귀여운 이미지는 어느정도 남아 있을 것 같아요.
―원래 성격은.
▲털털하고 솔직한 성격이예요. 여자로서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정은이와 비슷해요. 다른 점이라면 정은이는 모든 일을 잘 참아내고 이해도 잘하지만 저는 서운한 것이 있으면 참지 못한다는 점이죠.
―2년간 ‘논스톱Ⅲ’에 출연하면서 굳어진 이미지를 바꾸기 쉽지 않았을텐데.
▲지나간 일은 빨리 잊고 새로운 일에 빨리 적응하는 스타일이라 아주 어렵지는 않아요. 특히 극중에 동생이 무지 말썽을 피우는데 실제 제 남동생도 어렸을 때 제가 모은 돈을 가져다가 구슬을 사거나 어렵게 장만한 향수병을 깨버리는 등 얄미운 행동을 많이 해서 연기하는 데 도움이 많이 돼요(웃음). 다른 노력이라면 촬영하기 일주일 전부터 극중 정은이를 살리기 위해 영어공부를 해온 것과 열심히 대본 익히면서 새 식구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다죠. 특별히 예쁘게 보이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리얼하게 보여줄 생각이예요.
―‘논스톱Ⅲ’에서 인기가 많았는데. 그만둔 이유는.
▲‘옥탑방 고양이’ 촬영 때문에 스케줄을 잡을 수가 없었어요. 촬영 시작하고부터는 거의 매일 새벽 5시부터 밤 12시까지 촬영했어요. 방송을 시작하면 아마 밤을 샐 것 같아요. 더구나 ‘논스톱Ⅲ’에서 맡은 배역도 촬영분량이 많아 3일은 촬영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맞출 수가 없어요. 또 ‘논스톱Ⅲ’는 오래 하기도 했고, 저도 이제 성인이니까 성인·멜로 연기를 하고 싶어요.
―혼전동거녀 역할을 맡았는데. 혼전동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결혼을 전제로 부모의 동의를 받아서 책임감을 가지고 하는 혼전동거는 괜찮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미리 살아보고 성격이 맞으면 결혼한다는 식의 혼전동거는 찬성할 수 없어요. 특히 연예인이 혼전동거를 한다면 매일 신문에 나겠죠(웃음). 사실 ‘옥탑방 고양이’에서도 설정상 처음 1, 2회 때 어쩔 수 없이 동거를 하게 되는 정도예요.
―사랑하는 남자가 생긴다면 극중의 정은이처럼 뒷바라지를 해줄 수 있나.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할 수 있어요.
―사랑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버릴 수도 있다는 얘긴데.
▲그건 아니에요. 사랑도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감은 내가 일을 하고 있어야 생겨나고요. 단순히 사랑에만 매달리지는 않을거예요. 만일 사랑 때문에 가족과 일 등 주변 것들을 모두 버려야 한다면 차라리 사랑을 포기하겠어요.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