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내 차례다.”
“같은 팀이지만 절대 ‘왕좌’는 내줄 수 없다.”
‘천재테란’ 이윤열(19)과 ‘테테전 최강자’ 한웅렬(22)이 스타크래프트 ‘왕좌’를 놓고 격돌한다. D데이는 오는 6월 3일. 핫브레이크배 스타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메가웹스테이션이 무대다.
이윤열이 올 들어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휩쓴 그랜드슬래머라면 한웅렬은 대 테란전 최강의 고수라는 점에서 이번 경기는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접전이 예상된다. 더구나 두 선수는 KTF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팀 동료로 서로가 서로를 너무도 잘 아는 상황. 누구든 한 선수가 자그마한 틈을 보이면 경기는 거기서 바로 끝이다.
KTF팀의 정수영 감독조차도 “이윤열이 상대 전략에 따라 체제 변환이 빠르고 게릴라식 플레이에 능하다면 한웅렬은 머뭇거림 없는 과감한 플레이로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데 비상한 재주가 있다”며 예측불허의 승부를 예상했다.
그동안의 전적만 보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데다 4강전에서 임요환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하는 등 승승장구하며 자신감에 차 있는 이윤열이 한수 위. 그러나 테란과 경기해서는 잘 지지 않은 한웅렬의 우위를 점치는 이도 많다.
이번 결승전을 위해 두 선수는 따로 연습에 돌입했다. 이윤열은 다른 팀 테란 유저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테테전 최강자인 한웅렬을 이길 수 있는 전략과 빌드를 준비중이고, 한웅렬도 자신이 속해 있는 길드원들과 함께 나름대로의 필승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경기에 임하는 각오도 대단하다.
“웅렬이 형은 대 테란전은 연습을 안해도 너무 강해요. 상대방의 약점을 너무 잘 알고 있고 불리한 상황에서도 언제든지 역전할 수 있는 고수예요. 같은 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만큼 선의의 경쟁을 하겠지만 열심히 연습해서 꼭 우승을 차지할 생각이예요.”(이윤열)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으니 뭔가 새로운 빌드로 도박을 걸기보다는 신중하게 경기에 임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테란 대 테란전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변수를 보여줄 겁니다.”(한웅렬)
이윤열은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데다 ‘테란의 황제’ 임요환을 또다시 물리친 여세를 몰아 이번 경기에서 자신이 확실한 스타크래프트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겠다는 각오다.
한웅렬도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지난해 겜TV 스타리그에서 우승한 것이 결코 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보이겠다며 벼르고 있다.
최근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천재테란’이냐, 아니면 ‘테테전 최강자’냐를 놓고 벌어지는 이번 핫브레이크배 스타리그 결승전은 두 명의 테란 고수가 펼치는 테란 최고수를 가리는 자리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