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C `존폐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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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산업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인재를 발굴하는 대표적 인력양성기관인 반도체설계교육센터(IDEC·소장 경종민 KAIST 교수)가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지난 8년간 IDEC를 지원해온 산업자원부가 내년 11월부터 시작될 반도체 설계인력양성 3단계 사업에 대해 지원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 산자부측은 애초 2단계까지만 지원하기로 했던 데다 IDEC의 성격이 당초 예상했던 산업인프라 강화보다는 대학생 및 교수들을 중심으로 실무 교육을 확대하는 교육 인프라 쪽으로 바뀌면서 부서 특성상 지원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IDEC 지원을 맡고 있는 산자부 반도체전기과측은 “IDEC의 그간 공로는 알겠지만 우리 부처만으로는 지원 규모를 더이상 늘릴 수도 없고 성격도 애매해 난처한 입장”이라면서 “앞으로 계속 지원을 해야할지, 스스로 자립을 유도해야할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봐 추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자부 단독으로는 지속적인 지원이 어려운 만큼 정통부나 교육부, 과기부 등 타 유관부처로 주관부처를 옮겨주기를 내심 원하는 눈치다.

 이에 대해 IDEC 경종민 소장은 “성격이 바뀐 것도 아니고 타 부처에 지원요청을 안한 것도 아니다”면서 “산자부가 지금 손떼면 그동안 투입해온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경 소장은 또 “3단계사업이 끝나고 자립기반이 갖춰지는 2010년까지만이라도 산자부가 지속적으로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95년 취약한 국내 반도체 설계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첫 사업을 시작한 IDEC는 그동안 연간 10억원 규모로 산자부의 지원을 받아 회로설계자동화(EDA)툴을 구입해 전국 60여개 대학에 공급하고 반도체업체들과 협력해 교육용 MPW칩 1000여개를 개발해왔다.

 IDEC에 참여하고 있는 충남대 김보관 교수는 “IDEC에 지원하는 정부 금액이 IDEC를 본딴 일본 VDEC에 비해서도 10% 수준에 불과하며 최근 정부 차원에서 설계인력 양성에 나선 대만과 비교한다면 비교도 안될 만큼 적다”면서 “공정한 평가를 통해 성과가 우수하다고 판단한다면 소신을 갖고 계속 지원해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