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부터 미국 LA에서 열린 세계적인 게임쇼인 ‘E3’ 전시장. 화려한 3D 그래픽으로 그려진 국산 PC게임 하나가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델피아이가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PC용 하드코어 1인칭 액션게임 ‘나이트로 패밀리’.
이 게임은 인간의 가장 깊숙한 욕망인 폭력과 섹스, 아름다움에 대한 이미지들을 게임적인 재미에 충실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 다양한 이미지들을 확대하고 혼합하는 과정에서 마치 B급 영화를 보는 듯 낯설면서도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이트로 패밀리는 특히 실용적이고 스타일리시한 양손무기와 공중콤보, 폭탄, 폭주모드 시스템 등 기존 1인칭 슈팅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여러가지 새로운 플레이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게임의 기본적인 컨셉트는 상쾌한 게임 플레이. 많은 적들을 공중으로 띄워올려서 죽이고 전진하는 것이 기본이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는 그만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적들의 몸이 터져 죽을 때도 마치 불꽃놀이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바닥에 흘린 피도 아름다운 꽃밭을 연상케 하는 등의 모습에서는 그로테스크한 느낌마저 든다.
게임의 배경은 상상속의 미래. 일어날 법하지만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게임의 스토리이자 소재다. 숲속에서 사냥을 하며 조용히 살아가는 주인공 가족과 마약을 합법화해 천문학적인 돈을 번 다국적기업 ‘골든벨’과의 갈등이 테마다.
하드코어 1인칭 슈팅게임(FPS)을 선호하는 30∼40대 남성 유저들을 타깃으로 개발 중인 이 게임은 여자 캐릭터를 등에 업고 다니며 플레이하는 모습과 다양한 플레이 시스템에서 다른 1인칭 슈팅게임들과는 독특한 차이를 보인다. 이는 그동안 기존 게임에 식상한 유저들에게 색다른 묘미를 가져다 줄 것만큼은 확실하다.
더구나 PC게임 개발이 기근현상을 보이는 요즘 외산게임을 능가할 정도로 괴기스럽고 과격한 PC게임이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기다려볼 가치가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