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PC업체 "발로 뛰며 불황 이긴다"

 “안녕하십니까! 세이퍼입니다.” “최신 2.4기가 슬림형 PC를 ××만원에 고객분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서울시 양천구의 한 지하철역 앞. 아침 일찍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지하철 입구를 둘러싼 수십명의 청년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자 어리둥절한 눈치다. 무슨 선거유세가 아니라 침체된 PC시장을 벗어나기 위해 중견 PC업체인 세이퍼컴퓨터(대표 박종진 http://www.popu.co.kr)가 주 2회 출근시간대에 맞춰 시내 전철역에서 PC 판촉행사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오전 7시∼8시반에 출근길 시민에게 뿌려지는 홍보전단지는 총 6000여장. 본사에서 지원을 나온 직원들은 아침부터 목이 쉬고 허리가 뻐근할 지경이지만 고생한 보람은 즉각 매출로 연결된다. 이날 인근에서 세이퍼컴퓨터 대리점을 경영하는 김용만 사장(39)은 오전부터 문의전화가 쉴새없이 걸려오자 오랜만에 환한 웃음을 지었다.

 김 사장은 “이번 판촉활동으로 당분간 대리점 매출이 20∼30%는 오를 것 같다”면서 “불경기라 안된다고 포기하지 않고 직접 고객을 찾아준 본사 직원들이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여타 PC업체처럼 세이퍼컴퓨터도 불황여파로 지난달 직원 20%를 감원하는 등 회사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지만 거리판촉활동에 나선 이후 직원들의 사기도 다소 높아졌다. 새벽부터 현장에 나온 박종진 사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모두 힘을 합쳐 발로 뛰는 수밖에 없다고 직원들을 독려하면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부지런히 전단지를 돌렸다. 이 회사는 인천·경기지역 대리점까지 지속적으로 현장지원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