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가 6세대 라인 투자와 관련, 당초 방침과 달리 3만대 더 늘어난 9만장 마더 글라스 투입 기준으로 건물 및 라인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7세대 기판사이즈를 확정한 삼성전자와 치열한 1위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렇게 6세대 라인이 구축될 경우 6만장 마더 글라스 투입 기준의 7세대 라인과 비교해 더 적은 투자금액을 집행하면서 30인치급과 그 이하 제품에서는 7세대 라인과 엇비슷한 수량을 생산할 수 있게돼 7세대 라인 투자 업체를 견제할 수 있게 된다.
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LG필립스LCD가 구미에 짓고 있는 6세대 라인이 유리기판 9만장 기준으로 설계되고 있다”며 “그러나 이를 한꺼번에 투자할지, 단계적으로 증설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장비업체 관계자도 이러한 내용을 확인했다.
LG필립스LCD가 6세대 9만장 기준으로 라인을 설계하는 것은 7세대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도 32인치 이하에서는 더 효율적인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현재의 중대형 1위 입지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LG필립스LCD의 6세대 라인(1500×1850㎜)은 하나의 유리기판에서 32인치 LCD TV용 패널 기준으로 8장을 생산할 수 있으나 삼성전자의 7세대 라인(1870×2200㎜)에서는 12장을 생산, 7세대가 1.5배의 생산 효율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LG필립스LCD가 9만장 기준으로 LCD라인을 설계할 경우 대략 3조원의 투자비가 소요되는 반면 삼성전자의 7세대 라인은 6만장 기준으로 3조5000억원에서 4조원이 소요된다. 6세대 9만장 라인투자가 32인치 이하 제품에서는 더 적은 투자자금을 집행하고도 같은 생산성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40인치 급에서는 7세대 라인이 6세대에 비해 2배의 효율성을 갖기 때문에 40인치급에서는 6세대가 7세대 라인보다 효율성이 떨어진다.
대우증권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두 업체의 투자는 결국 2005년 이후 LCD TV가 30인치급이 주력 제품으로 부상하느냐 아니면 40인치급이 주력 제품으로 부상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며 “1, 2위 업체인 양사가 표준을 달리하면서 표준경쟁에서 패한 업체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필립스LCD는 현재 구미공장에 6세대 라인 건물을 건축중이며 6월 말부터 장비발주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