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심사위원장·서울시립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최근들어 제품은 편리성의 제공과 심리적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차원을 넘어 인공지능을 대신하는 데까지 이르게 됨으로써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욱 풍요로운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벤처디자인상은 우수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혁신적 아이디어 상품을 발굴, 시상함으로써 기업에 신상품 개발의식을 고취시키고 적극적인 디자인 개발을 통해서 소비자 생활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목표를 두고 열리는 행사다.
YTN·전자신문·한국디자인진흥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60여 기업에서 산업·전자·디자인 부문 등으로 나뉘어 총 100여점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전기전자와 IT 부문에 50여점이 출품됨으로써 이 분야의 괄목할 만한 신장과 국내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현상을 보여줬다.
심사는 1차와 2차로 나뉘어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공정하고 신중하게 진행됐다. 1차 심사는 기업으로부터 제출된 서류와 상품을 놓고 밀도 있는 심사를 거쳐 33점을 선정했다. 2차 심사는 1차 심사에서 선정된 수상후보 20여점을 대상으로 출품기업으로부터 상품에 대한 설명과 심사위원들의 질의응답을 거친 후 기술의 혁신성과 디자인의 질적 수준 등에 초점을 맞춘 채점 결과를 종합했다.
이번 벤처디자인상의 선정을 통해 기술의 혁신성이 높고 디자인이 우수한 상품들을 발굴할 수 있었던 것이 커다란 성과였으며 기업의 도전적이며 실험적인 자세로부터 벤처디자인의 밝은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한편 각 부문의 균형 발전을 위한 기업의 폭넓은 참여에 대한 아쉬움과 기술적 수준을 높이고 디자인의 감성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도 앞으로 마련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혁신적 아이디어 상품 개발을 위한 관련 분야의 부단한 노력과 디자이너의 책임 있는 개발정신이 만남으로써 벤처디자인상을 통한 기업의 밝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영예의 대상으로 결정돼 산업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한 유엠디지털의 멀티스크린 컴퓨터는 한 대의 본체에 두 개의 TFT LCD를 일체형으로 연결시킨 제품으로 서로 다른 기능의 작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멀티미디어 사용자들을 위한 편리성의 제공과 간결하고 현대적인 조형적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금상은 5점이 선정됐는데 전자신문사장상을 수상한 이온테크노의 롤업피아노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연주할 수 있도록 한 편의성이 강조된 제품으로 휴대가 간편하도록 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또 중소기업청장상을 수상한 래만의 신기술 니트웨어, 조달청장상을 수상한 시스템쥬얼리연구소의 프로포즈, YTN사장상을 수상한 토인환경디자인의 테라시스템, 한국디자인진흥원장상을 수상한 제이디모터스의 제이디 보드 등도 눈에 띄는 제품들이었다.
이외에도 은상과 동상을 비롯해 혁신적 기술과 독창적 디자인으로 인정받을 만한 경쟁력 있는 많은 상품이 선정된 것이 커다란 수확이다.
소비자를 리드하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 체계적인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고 차별화된 혁신제품의 창출을 위한 기업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할 때 이번 벤처디자인상은 기업의 많은 노력에 견인차가 돼 디자인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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