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일본은 21세기 경제패권을 좌우할 IT세계대전 참전을 전격 선언했다. 5년 이내에 미국을 능가하는 IT대국을 건설하고 이를 통해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총리를 본부장으로 한 IT전략본부를 통해 발표한 것이 바로 ‘e재팬전략’이다.
그로부터 2년여, 일본은 전자정부 및 전자거래 기반 정비를 골자로 한 e재팬전략이 어느정도 성과를 달성했다고 판단하고 그 후속계획으로 ‘e재팬전략Ⅱ’를 수립하고 발표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e재팬전략Ⅱ는 IT정부의 역할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7개 분야의 IT집중활용 및 새로운 IT사회 기반 정비를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e재팬전략Ⅱ(안)’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e재팬전략Ⅱ는 기본이념과 이를 바탕으로 추구하는 IT선도분야 육성, 신 IT사회 기반 정비 등 크게 3개의 축으로 구성돼 있다.
◇기본이념=일본 정부는 지난 2년여 동안에 걸쳐 추진해온 e재팬전략을 통해 기초 IT화 기반조성은 달성됐다고 보고, e재팬전략Ⅱ의 기본이념을 그동안 구축한 기반을 바탕으로 건강·안정·감동·편리한 사회 건설로 정했다. 이의 연장선상으로 개혁 추진 과정에서 국민의 편익을 최대한 도모하고, 아시아 각국과 포괄적인 협조관계를 유지하며 새로운 국제관계 수립을 추구해 나가기로 했다.
기본이념에는 구조개혁과 신가치 창조라는 두 가지 과제를 설정했다. 구조개혁은 IT를 활용해 기존 오프라인상에서 발생했던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 이를 바탕으로 일본의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맞춰져 있다. 또 신가치 창조는 구조개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과를 재분배해 새로운 산업이나 시장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두 가지 개혁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IT전략본부의 역할을 대폭 강화하며 평가기관과 전문조사회 등을 설치해 우선 과제 순위 판단, 진행사항 관리, 사후 평가 등을 실시한다. 아울러 경제재정자문회의 등과 협조를 도모하도록 할 방침이다.
◇선도분야 집중 육성=범국가적인 IT화를 주도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 식생활(food), 생활(lifestyle), 중소기업금융, 지식개발, 취업·노동, 행정서비스 등을 선도분야로 정해 적극 육성하고 이들의 성과를 다른 분야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의료서비스=환자들이 종합진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오는 2005년까지 관련 인증기반 정비, 전자진료카드 네트워크 전송, 외부 보존 등을 추진한다. 또 내년부터 의료비 청구 업무 온라인화를 통해 2010년까지 모든 의료기관에서 온라인 접수가 가능하도록 하고, 의료기관들이 전자진료비청구명세서를 담보로 금융기관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식생활=식품 추적가능(traceability)시스템을 개발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윤택한 식생활을 유지하도록 도모한다. 추적가능시스템은 음식의 생산·유통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2005년까지 육류에 관한 체제를 완비하고, 채소류에 대해서는 적용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한다. 또 2005년까지 식품유통업자의 50% 이상이 전자거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하며, 농림수산업 경영IT화를 위해 원격감시시스템도 개발, 공급한다.
△생활=노인들만 사는 가정에 원격비디오 대화시스템을 2008년까지 선택에 따라 공급한다. 또 고령자가 집안에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센서 등을 통한 건강관리시스템을 개발한다. 가정을 방문하지 않고도 가스·수도·전기 등의 검침이 가능한 원격검침시스템을 2005년까지 개발하고 희망세대에 한해 2008년까지 설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가정에서 사고발생시 바로 알릴 수 있는 긴급통보시스템도 구축한다.
△중소기업금융=2005년까지 신용정보 이용에 대한 사무 수속의 온라인화를 마치고, 전자어음서비스 보급 확대에 나선다. 또 전자거래 매매보호 서비스(escrow) 보급확대에 나서며 이를 위해 서비스 고도화 및 법 개정 작업 등을 펼친다.
△지식개발=교육방법의 다양화를 통한 능력향상 및 국제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IT원격교육을 실시하는 대학교 및 연구소를 2005년까지 2001년의 3배로 늘리고, 일반인들이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디지털콘텐츠산업 육성을 통해 외국에서 일본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로 오는 2008년까지 모든 방송콘텐츠를 온라인을 통해 송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를 편집 및 서비스할 수 있는 인력 확보에 나선다.
△취업·노동=2005년까지 온라인을 통한 인력채용을 연 100만명으로 늘리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재수급 일치 및 인재교류 지원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한다. 또 2010년까지 재택근무 인력이 20%에 이르도록 시스템을 개선한다.
△행정서비스=365일 24시간 논스톱 및 원스톱 행정서비스가 이뤄지도록 하고, 국민이 정치·행정·사법부문의 정보를 획득하고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 이를 위해 2005년까지 종합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용자 중심의 행정포털사이트를 개발한다. 또 보존 의무가 있는 서류에 대해 전자적 보존이 가능하도록 방법을 적극 강구하며, 정부조달제도 개혁에도 나선다.
◇신 IT사회 기반 정비=e재팬전략을 통해 전자정부 및 전자거래 기반을 수립한 일본정부는 이번 e재팬전략Ⅱ에서도 차세대 IT기반 정비, 안전한 인터넷 이용환경 구축, 차세대 지식정보 연구개발, IT인재 육성과 학습진흥, 신 국제관계 전개 등 5가지 신 IT사회 기반 정비에 나선다.
△차세대 IT기반 정비=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킹 환경을 조성한다. 이의 일환으로 2005년까지 고속인터넷 접속 3000만세대, 광케이블에 의한 고속인터넷 접속 1000만세대 달성에 나선다. 또 모든 행정기관 공공시설의 양방향 고속인터넷 접속도 2005년까지 달성하고 2011년까지 전국 어디서나 디지털서비스 영상 등이 송수신 가능하도록 환경을 정비한다. 이밖에 범국가적으로 통일된 전자표준을 개발하고, 이를 국제표준으로 육성해 나간다.
△안전한 인터넷 이용환경 구축=정보보안을 위해 소프트웨어 제공을 추진하며 보안문화 정착을 위해 계몽에 나선다. 2005년까지 서비스거부(DoS)·컴퓨터바이러스·부정접속 등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체제를 마련해 일반이 안전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개인정보보호법안을 마련하고 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시책을 추진한다.
△차세대 기술연구 개발=모바일·무선인터넷·광케이블 등 경쟁력을 갖춘 IT를 더욱 육성하고, 향후 급신장될 무선 소프트웨어, 테라비트(Tbps)급 이더넷 기술, 차세대인터넷주소체계(IPv6) 기술, 디지털방송 등에 대한 연구개발에도 적극 나선다. 전자 ID기술의 연구개발과 전자 ID기술과 IPv6를 토대로 한 인터넷과의 연계도 모색한다. 이밖에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환경의 실증실험도 꾸준히 전개한다.
△IT인재 육성과 학습 진흥=2005년까지 원격교육시스템을 개발해 일본 전역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국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인터넷을 통해 외국인들이 일본어를 학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장애인·고령자들이 사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교육제공에 나선다.
△신 국제관계 전개=2008년까지 아시아 10개국 이상과 양국간 또는 다국간 네트워크 인프라 정비를 통한 전자상거래 및 콘텐츠 유통기반을 마련한다. 또 아시아와 북미·유럽과의 온라인을 통한 정보 유통량을 미국과 유럽간 정보 유통량과 동일한 수준으로 올릴 계획이다. 범아시아권의 IPv6 보급을 포함한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환경 구축을 추진하며, 콘텐츠의 데이터베이스화를 통한 저작권 관리에도 나선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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